경제·금융

IMF,인니통화폭락 “해결사”

◎긴급 재정지원 약속 루피아화 급등 반전태국에 이어 인도네시아에도 국제통화기금(IMF)이 해결사로 나섰다. 지난 3일 하룻만에 달러에 대해 루피아화가 5%나 폭락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금융공황을 우려, 8일 IMF에 재정지원을 요청했다. 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이를 즉시 수용, 9일 구제요청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루피아화는 인도네시아가 변동환율제를 채택한 지난 8월 이후 달러에 대해 무려 40%나 급락했다. 특히 달러표시 차관을 상환해야 하는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대거 달러 매입에 나서면서 루피아화는 지난 2주간 무려 18.6%나 하락했다. 총 5백60억달러의 단기성부채를 안고있는 인도네시아기업들이 외채상환부담 억제 차원에서 달러화를 닥치는대로 매입하는 바람에 루피아화가 폭락한것. 여기에 외환시장에 불안감을 느낀 기관투자자까지 달러 매입에 가세하면서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IMF의 지원결정은 지난번 태국에 대한 원조와는 성격이 판이하다. 인도네시아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을 가하는 게 아니라 재정지원을 통해 외환불안을 잠재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 태국은 무모한 외자도입이후 거품경기가 꺼지면서 나타난 근본적인 경제부실이 원인이었던 반면 인도네시아는 금융시장에 퍼져있는 불안감이 루피아화 폭락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인도네시아는 지난 7월의 통화위기 전부터 견실한 경제성장을 보여왔고 균형예산을 유지하는 등 거시경제지표가 안정돼있다. 태국이 자국 통화방어를 방어를 위해 수백억달러를 쓰면서 외환보유고를 거의 고갈시킨 반면 인도네시아는 아직 2백70억달러의 충분한 양을 쌓아놓고 있다. 수출과 외자도입도 꾸준히 늘고있어 경상적자도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시장 관계자들은 결국 루피아 하락의 원인을 동남아 통화위기의 불안감이 아직 해소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IMF 등 국제사회가 동남아 위기의 발원지인 태국에 지난번 1백70억달러의 대규모 지원을 했지만 태국경제의 회복에 대해서 아직 주변국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IMF의 자금지원이 동남아 통화폭락의 도미노현상을 인도네시아에서 저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MF는 현재의 통화위기 대처에 무력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상태. 지난달부터는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자체의 통화기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IMF가 손상된 위상회복을 위해 인도네시아의 재정지원 요청을 즉각 수용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도 자금수혈로 외환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차제에 IMF의 자문을 얻어 부실채권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금융가에 수술을 가하겠다는 계산이다. IMF 지원 소식이 전해지면서 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그동안 동남아 통화의 폭락을 주도해왔던 헤지펀드가 루피아를 매입하기 시작, 전날의 달러당 3천6백90루피아에서 3천5백55루피아로 급등하는 등 동남아 통화위기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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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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