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채권값 또 급락 '심리적 공황상태'

어제 0.14% 올라 보름새 0.5%나 상승<br>재경부·한은 '오락가락 정책'에 시장 요동

채권시장이 방향성을 잃고 이리저리 쏠리는 ‘심리적 공황’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렸던 시장의 기대뿐 아니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의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데 큰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지표금리인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4%포인트 오른 3.72%로 마감했다. 3.20%대였던 지난해 말에 비해 불과 보름새 0.5%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3~4일이 3~4년처럼 길게 느껴졌다는 반응이다. 하루 움직임이 0.1%포인트를 넘는 일이 흔하지 않은 채권시장에서 일중 등락폭이 0.3%포인트에 달하는 상황이 연달아 벌어진 탓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채권시장은 올 상반기중 적어도 한두차례의 추가 콜금리 인하를 예상,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콜금리 3.25%와 거의 맞닿아 있을 정도로 강세를 보였었다. 그러나 새해 들어 재경부가 지난해 월평균의 두배가 넘는 8조원 가량의 국고채를 1월 중 쏟아낼 것이라고 밝힌 후 수급부담이 작용, 지난 11일에는 3년물 금리가 3.44%로 급등(가격 하락)했다. 그러자 재경부가 이에 당황, 1월 발행될 장기채 물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12일에는 시간외 거래에서 금리가 다시 3.30%대로 고꾸라졌다. 한은의 콜금리 발표와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회견이 있었던 13일. 3년물의 경우 3.45%(물량 축소와 콜금리 동결 우세 반영)→3.33%(대통령 회견 이후 콜금리 인하 기대 고조)→3.59%(콜금리 동결과 박승 총재의 저금리 우려 발언)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하루 동안 이렇게 (금리가) 위아래로 요동쳤던 기억이 없다”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14일 역시 시장의 혼란은 이어졌다. 3년물ㆍ5년물ㆍ10년물 할 것 없이 금리 상승폭이 모두 0.1%포인트가 넘었다. 공동락 교보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추가 금리인하가 있더라도 시장에서는 그 이후 여건까지 미리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간의 한 경제전문가는 “최근의 사태는 재경부가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재정마련을 위해 국고채 물량을 늘렸다가 금리가 급격히 오르자(금리가 오르면 기업ㆍ가계 등의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 경기에 악영향) 다시 축소로 번복하는 해프닝을 벌인 때문”이라며 “여기에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은이 지나치게 단정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 역시 큰 요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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