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종사 파업 현실화…'항공대란' 우려

공항 혼란ㆍ성수기 여행객 큰 피해 예상

조종사 파업 현실화…'항공대란' 우려 공항 혼란ㆍ성수기 여행객 큰 피해 예상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5일 파업에 돌입 하고 대한항공 조종사들도 4일부터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항공대란'이 우려된다. ◇ 파업 언제부터 시작되나 = 아시아나 조종사노조는 5일 오전 1시부터 6일 오전 1시까지 24시간 `시한부 경고파업'에 들어간다. 이 기간 조종사들은 인천ㆍ김포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운항을 거부하기로 했다. 조종사노조는 6일 이후 전 조합원에게 배낭ㆍ옷ㆍ개인 생활용품 등을 챙겨 집결하라고 주문해 장기파업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항공사측은 파업이 시작되면 국제선과 제주 노선에 항공기를 우선 배분, 운항할 예정이지만 국내선은 운항횟수가 대폭 감축돼 승객의 불편이 불가피하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4일 오전 6시부터 `1단계 준법투쟁'에 들어간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이 기간에 이ㆍ착륙 전 공항 활주로와 유도로에서 항공기 이동시 제한속도를 지키고 파업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기내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다. 노조측은 "준법투쟁으로 항공기 운항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항과 정부 당국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준법은 타인의 안전이나 이해관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된다"며 "지상 활주시간과 활주로 점유시간을 늘려 공항에서 소란 상황을 만들겠다는 것이 어떻게 준법투쟁인가"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예컨대 착륙하는 항공기가 적정 지점에서 유도로로 빠져나오지 않고 활주로 끝까지 가면 다른 항공기 착륙이나 운항에 혼란을 준다. 이 경우 승객안전에 위협이 되고 공항 운영에 큰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주요 공항의 활주로 시설은 인천공항의 경우 활주로 2개ㆍ유도로 4개, 김포공항이 활주로 2개ㆍ유도로 1개를 갖추고 있다. 이달 들어 하루 입ㆍ출항 항공 편수는 인천공항 480여편, 김포공항 250여편에 이른다. ◇ `집단 이기주의'에 고객은 뒷전 = 양대 조종사노조가 각각 준법투쟁과 시한부 파업 형태로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고객들의 불편이 우려된다. 당장 4일부터 항공편으로 출퇴근하거나 출장지를 오가는 비즈니스맨, 휴가철 여행객들의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장마로 많은 비를 뿌리고 있어서 항공기 결항이 잇따르고 대체 교통수단 이용도 제한되는 상황에서 파업강행에 따른 승객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3일 오전 베이징으로 여행을 떠난 회사원 장모(32ㆍ여)씨는 "휴가를 내고 중국으로 여행을 가 6일 돌아올 예정인데 항공기가 안 뜨면 해외에서 어떻게 하라는 건가"라며 "피해를 입으면 조종사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여름 해외 여행객은 2001년 개항 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하루 이용객이 이달 중순까지는 6만∼8만명, 중순부터는 8만5천여명에 이를 전망이어서 파업강행시 공항에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 ◇ 갈등은 대화로 풀어야 = 아시아나항공은 4일 박찬법 사장 명의로 조종사 노조에 호소문을 보내 `극단적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아시아나 조종사들은 △기장에 객실승무원 교체권 부여 △유학 등으로 해외체류중인 조종사 가족에게 연간 왕복항공권 14장 제공 △여성 조종사는 임신에 따른 2년 휴식시 임금 100% 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당초 `萬?숙박호텔에 4세트 이상 골프세트 비치'도 주장했지만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자 철회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정년(55세) 59세로 연장 △시뮬레이터(가상훈련) 심사연 2회에서 1회 축소 △사고 조종사에 대한 회사징계 금지 등을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른 것은 몰라도 비행안전 확보수단인 심사ㆍ징계를 축소 또는 완화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사상 유례없는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외부 여건이 많이 어렵다"며 "무리한 주장은 접고 합리적인 선에서 대화로 문제를 풀자"고 촉구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입력시간 : 2005/07/0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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