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주택 총조사 조사원으로 일하고 싶어요. 벌써 네 번째 참석하는데 나름대로 노하우도 있고 사회를 위해 일한다는 보람도 있어 아이들이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꼭 뽑아주세요.”
통계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어느 주부의 글이다.
지난달 통계청은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를 수행할 조사원 합격자를 발표했다. 모두 10만1,000명을 모집했는데 전국적으로 20만6,000명이 응모해 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중 여성이 90%를 차지했다.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은 응모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점도 있지만 주부들의 사회참여 욕구가 얼마나 강한가를 잘 보여준 일이라고 생각한다.
10만여명의 조사원을 채용하는 일은 실업자를 줄이는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지난 9월 고용동향에서 우려했던 결과가 나왔다. 실업률이 전월과 같은 3.6%로 나온 것이다.
통상 9월에는 실업률이 떨어진다. 그런데 10만명이라는 조사원의 채용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전달과 같다는 것은 조사원 채용이 오히려 실업률을 높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실업통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현상일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시차 때문에 발생한다. 조사원에 응모한 것은 9월인데 실제로 취업자가 되는 것은 11월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실업률을 구성하는 실업자 수와 경제활동인구에 영향을 주어 시차별로 우리가 체감하는 것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통계란 이렇게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만들어진다. 몸으로 느끼는 것과 통계가 차이 나는 부분이다. 이런 과정을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통계가 엉터리라는 이야기를 하기 쉽다.
통계는 정확하게 응답하는 국민, 성실하게 조사하는 조사원,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와 통계청 공무원이 만들어내는 합작품이다.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모두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아름다운 음악이 되듯이 통계도 세 박자가 잘 맞아야 좋은 통계가 된다.
오는 11월1일부터 보름간 범국가적 사업인 인구주택 총조사가 실시된다. 온 국민이 만들어내는 세 박자 멋진 화음이 온 나라에 울려퍼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