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사는 주부 이동연(52)씨는 지난 3월 경희사이버대 한국어문화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다. 국문학 박사인 이씨는 2005년까지 대학 강사로 일하다 딸의 입시 뒷바라지를 위해 강의를 중단했다.
그는 “평균 수명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데 50대는 아직 청춘”이라면서 “한국어 강사 자격증을 취득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사이버대학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등록인원이 8만명을 넘어섰다. 평생학습이 강조되는 사회적 분위기에다 자기계발에 대한 직장인들의 욕구가 커진 것이 사이버대학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1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올해 18개 사이버대학(원격대학형태의 평생교육시설 포함) 등록인원은 총 8만606명으로, 처음으로 8만명대를 넘어섰다. 2001년 등록인원이 5,235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9년 만에 15배나 증가했다.
서울디지털대나 경희사이버대ㆍ한양사이버대는 재학생이 1만1,000~1만2,000명을 헤아린다. 웬만한 종합대학 못지 않은 규모다. 많은 지방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사이버대학들도 초창기에는 신입생 충원에 애를 먹었지만 현재 평균 80%가 넘는 충원율을 보이고 있다.
경희사이버대의 경우 2007년 70.5%이던 신입생 충원율이 올해 97.6%까지 올랐다. 이 대학의 한 관계자는 “지원자 수도 2007년 4,820명이던 것이 올해 7,085명으로 50%가량 늘었다”면서 “사이버대학에 대한 인지도와 사회적 평판이 좋아진 결과”라고 말했다.
사이버대학에서는 20~30대 직장인이 주류다. 2008년 4월 기준으로 재학생의 82.6%가 20대 후반이었고 67.1%가 직장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 정부 산하기관들은 직원들의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 사이버대학 진학을 지원하기도 한다. 한양사이버대학을 다니는 직장인 이모(32)씨는 “좋게 말하면 자기계발이고 현실적으로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대학은 운영 주체(법인)로서도 수익성이 꽤 괜찮은 학교 형태다. 일반 오프라인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원이나 교사(校舍) 등 설립 요건이 덜 까다롭고 운영비도 적게 들기 때문에 짭짤한 재정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 때문인지 사이버대학의 설립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가 지난 3월 말까지 2010학년도 개교예정인 사이버대학 설립 신청을 받은 결과 6곳이 새로 신청했다. 기존 주요 사이버대학들은 대학원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