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승기] 2011년형 제네시스

안정도니 코너링·정숙성 뛰어나… 수입차 같은 인테리어도 매력


글로벌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이 바뀌었다. 포브스지로부터 가장 존경 받는 자동차 10대 브랜드에 꼽히는가 하면 도요타 등 세계 유수의 메이커들의 위협적인 라이벌로 부상했다. 그 터닝포인트는 바로 제네시스의 출현. 2009년 세계 최대 모터쇼인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면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는 한 단계 격상됐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제네시스의 가격이 수입차와 맞먹는 수준으로‘가까이 하기에 먼’세단이었다는 점. 그러나 포드의 토러스가 제네시스를 겨냥하면서 수입차들의 가격인하 공세가 이어지자 현대차는 지난 여름 제네시스의 가격을 내렸다. 불필요한 옵션을 과감히 없애고 선호도가 높은 옵션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해 가격 거품을 뺐다. 시승차는 3.3리터 최초급 사양인 럭셔리 VIP모델. 상품성 강화모델로 재탄생한 이 차량은 고가의 편의장치인 에어서스펜션과 파워 트렁크 리드가 빠짐으로써 502만원이 싸졌다. BH330 럭셔리 VIP에는 람다 3,342cc 엔진이 장착돼 262마력, 32.2kg.m의 힘을 발휘한다. 람다 엔진이 저회전 토크 위주로 설계돼 고속으로 갈 수록 차가 그윽하게 깔린다. 제네시스의 위력은 편안한 승차감과 조종 안정성에서 발휘된다. 진폭 감응형 댐퍼를 채용했기 때문인 데 코너링을 빠져 나갈 때의 안정감이 수준급이다. 독일차의 딱딱한 서스펜션과 파워풀한 토크감이 느껴지기 보다는 승차감이 일본차에 더 가깝다. 정숙성도 일본차를 닮았다. 공회전 시는 물론 고속 주행에도 엔진 외기음와 풍량음 차단을 잘 해놨다. 고속 영역에서도 수입차를 능가할 정도로 조용해 현대차의 정숙성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다만 비탈길에서 차량을 정지상태로 유지시켜주는 수입차들의 홀드 어시스트 기능이 아직도 없다는 게 아쉬웠다. 공차중량 때문에 비탈길에서 밀림이 심하다. 외관 디자인은 2008년 초 처음 출시 때 그대로지만 다시 돌아봐도 질리지 않은 우아한 자태를 지녔다. 공격적이고 다이내믹하면서 럭셔리함을 함께 갖췄기 때문에 사장님차로도 부끄럽지 않으며 오너 드라이브용으로도 부담스럽지 않다. 프론트와 리어 오버행이 짧아 주행성에 신경을 쓴 듯 하다. 사이드 캐릭터 라인 중간 부분이 살짝 올라가 역동성이 풍겨난다. 내부에 들어서면 수입차를 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개인적인 취향일지 몰라도 현대차의 라인업 중 최고급인 에쿠스 보다도 인테리어가 가장 세련됐다는 생각이 든다. 가죽으로 된 대시보드는 인피니티,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BMW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시프트 레버 패널 주변의 복잡한 버튼류와 불편한 작동은 여전했다. 4,149만~5,203만원의 가격으로 수입 럭셔리 세단에 버금가는 주행성능과 품질을 느끼고 싶다면 제네시스를 고려해도 좋을 듯하다. 그랜드 모델은 하이패스 시스템과 뒷좌석 열선시트, 그랜드 프라임 모델은 버튼 시동장치, 럭셔리 모델은 HID 헤드램프 등 선호도가 높은 사양이 기본으로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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