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사회 기부금은 눈먼 돈?

친여단체·회장지역구에 '펑펑'… 주먹구구식 지원재정 손실도경마사업으로 발생한 이익금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사회단체 등에 지원되고 있는 한국마사회 기부금이 정치인이 대표로 있는 단체에 편중지원되는가 하면 회장 지역구의 선심성 지원에도 사용되는 등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상 단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지원했다가 손비처리가 되지 않아 마사회가 재정손실을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 친여단체 등에 펑펑 23일 마사회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99년 이후 여당 인사 등이 대표로 있는 단체에 상당액의 기부금이 지원됐다. 정치인이 대표로 있는 단체에 대한 기부금은 99년 한광옥씨가 대표로 있는 민화협에 5,000만원이 지원된 것을 비롯, 한국 고인돌ㆍ선돌협회(회장 유인학) 2,200만원, 남북농업발전협력민간연대(대표 이재정) 2,000만원 등 10개 단체에 1억7,100만원이 지급됐다. 지난해에는 이영작씨가 대표로 있는 한미문화재단에 1억원 등 11개 단체에 2억8,000만원이, 올해 한미문화재단 등 8개 단체에 1억5,000만여원이 지원됐다. 특히 국민생활체육협의회(회장 엄삼탁)에 대해 99년 네 차례, 지난해 두 차례, 올해 한 차례 등 모두 6,800만원이 주어졌다. 마사회장의 출신지 선심성 사업에 지원되기도 했다. 윤영호(민주당 경북 청송ㆍ영양ㆍ영덕 위원장)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후 그 전까지는 지원이 없던 자신의 출신지에 8차례에 걸쳐 5,650만원을 보냈다. 마사회는 공정한 기부금 집행을 위해 99년 기부금 관리규정을 제정했지만 2,000만원 이하는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회장이 지원을 결정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둠으로써 선심성 지원을 부채질하고 있다. ◇ 관리규정 어겨 재정손실도 기부금 지원규정을 위반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호남오페라단은 지난해 기부금 사용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규정 12조2항 위반) 앞으로 10년간 지원하지 못함에도 불구, 5월 회장이 1,000만원 기부를 결정했다. 또 지난해에는 지원대상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없이 ROTC중앙회와 과천경찰서 등에 1,228만원을 지원했다가 손비 인정을 받지 못해 재정손실을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농민단체에 대한 지원은 미미하다. 마사회는 2월 마사진흥과 축산발전을 위해 농림부로 환원됐지만 농업관련 기부금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지난해 6개 단체 9,000만원에 그쳤던 농어업관련 기부금은 올 상반기에도 10건, 2억4,000만원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마사회가 상반기에 집행한 기부금(25억1,000만원)의 9.6%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농림해양수산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마사회가 농림부에 환원된 참뜻을 살리려면 사회복지분야(전체 기부금의 30% 이상)처럼 농어업 관련 기부금도 일정액을 할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농업관련 전문가들은 "지원범위를 사회복지나 농어업 등 몇몇 분야로 국한하고 지원결과를 대외적으로 공개해 집행의 투명성과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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