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다단계판매 빚'이 부른 '청부살인 의뢰' 비극

'억대 빚' 어머니 자살..아버지 "내 아들이 그럴 리 없다"

어머니와 짜고 인터넷 사이트 심부름센터에 아버지 청부살인을 의뢰했다 구속된 김모(24)씨의 범행 동기는 금전 문제로 인한 가정불화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가정의 불화는 자살한 어머니 박모씨가 다단계판매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억대의 빚을 지고 채무자들로부터 시달리면서 시작됐다. 평소 돈관리에 엄격했던 김씨의 아버지는 지난해 11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은 돈으로 카드빚 5천만원을 포함해 아내가 지고 있던 1억3천만원의 채무를 갚아 주고 아내로부터 신용카드 등을 회수했으나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이미 갚은 채무 이외에도 8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던 사실을 박씨가 남편에게 숨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궁리 끝에 지난해 말 남편이 사망하면 1억원 지급을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한 뒤 "나와 남편을 함께 죽여 달라"며 모 인터넷 카페에 개설된 `제거전문킬러'심부름센터에 청부살인을 처음 의뢰했다. 당시 심부름센터측은 박씨의 청부를 거절했으나 박씨는 포기하지 않고 남편 곁을 떠나기 위해 아들과 함께 밀항하는 방안 등 여러가지를 생각하다가 올 1월초 청부살해 의뢰 사실을 아들에게 털어놓고 함께 살해 음모를 꾸몄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아들 김씨는 어머니의 부탁으로 심부름센터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아버지의 출퇴근 경로, 주차위치 등 상세한 정보를 심부름센터에 넘겨주었으며, 폭발물을 보내는방안을 강구했다. 그러나 이들 모자의 청부살해 음모는 문제의 심부름센터 운영자 김모(29)씨가 다른 청부살인 사건으로 지난 2월말 경찰에 구속되면서 들통나기 시작했다. 경찰은 심부름센터의 고객명단을 통해 이들 모자의 청부살해 의뢰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망을 좁혀 들어왔고 심리적인 압박감을 견디다 못한 박씨는 경찰조사를 받은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구속된 아들 김씨는 경찰에서 "돈 문제로 괴로워하는 어머니가 불쌍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말했다. 지방대 교수인 김씨의 아버지는 7일 오전 아들이 수감된 수서경찰서로 찾아와 "내 아들이 그랬을 리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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