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카브레라 장타도 '탱크샷' 앞에 힘못써

최경주(왼쪽)와 앙헬 카브레라(오른쪽)가 30일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 4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어인 지난해 우승자 류현우가 친 드라이버 샷의 궤적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KPGA

정교함과 파워. 골프에서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요소다. 정교한 샷을 구사하는 선수와 폭발적인 장타를 터뜨리는 선수의 대결이 늘 관심을 끄는 이유다. 최경주(40)와 앙헬 카브레라(41ㆍ아르헨티나)도 30일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 제26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8억원ㆍ우승상금 1억6,000만원)에서 같은 조에서 서로 다른 색깔의 골프를 펼쳐 보이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7승을 거둔 최경주는 이번 시즌 핀 근접거리 부문 4위에 올라 있을 만큼 아이언 샷이 정확한 선수다. 2007년 US오픈과 지난해 마스터스 등 메이저대회에서만 2승을 올린 카브레라는 장타자다. 올해 드라이버 샷 거리 6위(평균 304.5야드)에 랭크돼 있다. 전체 길이가 더 길어진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파72ㆍ7,660야드)는 이들의 맞대결 장소로 제격이었다. 첫날 승부에서는 미국 PGA투어 플레이오프 마지막 2개 대회 연속 ‘톱10’에 입상하며 상승세를 탄 최경주가 5언더파 67타로 카브레라(3언더파)보다 한걸음 앞서갔다. 최경주는 정확한 샷으로 타수를 줄여나갔다. 1번홀(파4)부터 두번째 샷을 1m 안쪽에 올려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6번홀(파5)에서는 두번째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들어갔지만 ‘명품’ 벙커 샷으로 홀 50cm에 갖다붙여 1타를 줄였다. 9번홀(파5)에서는 ‘2온’에 성공하며 만만찮은 파워를 과시한 뒤 7m 거리에서 2퍼트로 가볍게 전반 4번째 버디를 낚았다.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은 최경주는 2007, 2008년에 이어 이 대회 3번째 우승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버디 5, 보기 2개를 기록한 카브레라는 183cm의 키와 유연성을 앞세운 장타를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카브레라가 다운스윙 때 엉덩이의 움직임과 오른팔 동작으로 파워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분석한다. 그는 다운스윙 초기 엉덩이를 왼쪽으로 열어줌으로써 양팔과 양손이 자연스럽게 이동할 통로를 만들어준다. 또 임팩트 구간에서 쭉 뻗어준 오른팔의 상태를 폴로스루 때까지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은 아마추어 골퍼들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으로 보였다. 235야드로 긴 15번홀(파3)에서 1.5m 버디를 잡아냈고 무더기 보기가 쏟아진 16번홀(파4ㆍ501야드)에서는 비록 파에 그쳤으나 20~30야드 더 멀리 날린 드라이버 샷 덕분에 웨지로 두번째 샷을 할 수 있었다. 30시간의 긴 여정 탓인지 드라이버 방향성은 다소 흔들렸다. 아침 짙은 안개로 2시간40분 가량 경기가 늦게 시작돼 일부 선수들이 1라운드를 끝내지 못한 가운데 올해 아직 우승 없이 상금랭킹 3위를 달리는 강경남(27ㆍ삼화저축은행)은 6언더파 66타를 몰아쳐 오후4시 현재 1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중학생 아마추어 김시우(육민관중3)는 카브레라, 황인춘(36ㆍ토마토저축은행) 등과 나란히 3타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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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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