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수료·대출금리 인하로 수익 줄었다더니… 카드사 성과급 잔치

기본급의 100~200% 지급<br>부가서비스 혜택은 줄이면서<br>자기 밥그릇 꼬박꼬박 챙겨


카드 가맹점 수수료 및 대출서비스 금리 인하 등 잇따른 영업 규제로 수익성 악화 위기에 처해 있는 카드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감소를 핑계로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하는 카드사들이 정작 자기 밥그릇은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ㆍ삼성ㆍ롯데카드는 연초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제공했다. 카드사별로 성과급액은 기본급여의 100~200% 수준에 형성됐다. 이는 평균적으로 예년보다 10% 정도 줄어든 수치다.


업계 1등인 신한카드는 성과급으로 현금과 우리사주 절반씩을 나눠 지급했다. 우리사주는 4년 동안의 보호예수가 걸렸다.

신한카드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이익이 발생하면 반드시 성과급을 제공하도록 제도화돼 있다"며 "성과급 지급은 이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계약연봉의 10% 정도를 성과급으로 나눠줬고 롯데카드는 지난해보다 10% 줄어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계약연봉에 포함된 나머지 급여를 성과급 형태로 지급했고 KB국민카드와 하나SK카드는 성과급이 없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이익감소를 이유로 각종 고객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급만큼은 꼬박 챙기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3,026억원으로 전년보다 2,206억원(14.5%)가량 줄었다. 대손비용이 증가한 것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이었는데 지난해 대손비용은 2조2,892억원으로 전년 대비 7,556억원(49.3%)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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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은 이익이 줄었다는 점을 근거로 각종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이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이나 성과급을 축소하지 않고 부가서비스만을 축소해 비용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경제정의실현시민연합 통계를 보면 7개 전업카드사들이 지난해 상반기에만 축소한 부가서비스는 총 193건에 달했는데 이는 카드사들이 공지한 부가서비스 변경사항의 64.3%에 해당한다. 카드사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안에 부가서비스 혜택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경영난을 이유로 각종 부가서비스를 줄여나가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임에 따라 비용감축의 당위성을 고객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최근 들어 아파트관리비 결제 중단 및 무이자할부 서비스 종료 등 소비자 편의성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소비자 불만은 더욱 거세다.

한 카드사용자는 "카드사들이 정말로 경영난을 겪을 정도라면 성과급 잔치를 벌일 게 아니라 그 비용을 아껴 경영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카드사들의 행태가 이러니 고객만 볼모로 삼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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