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목되는 북한의 減軍說

북한의 인민군병력 감축설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현재 120만명 수준인 인민군 병력에서 50만명을 줄여 남한 수준인 70만명으로 유지할 계획이라는 얘기를 북한의 고위관리가 했다는 것이다. 그에 앞서 일부 외신은 인민군 2~5만명 감축설을 보도하기도 했다. 복무연한도 10년에서 7년으로 3년을 단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50만명은 너무 많아 보이고, 5만명은 적어 보이지만 북한으로선 감군이 불가피한 선택임은 부인할 수 없다. 감군을 하지 않는 한 북한의 체제변화는 불가능하고 경제적 낙후는 면할 길이 없다. 창의력이 가장 왕성한 시기의 젊은이들을 10년동안 병영에 가둬두는 체제가 어떻게 활력을 찾을 수 있겠는가. 북한의 120만 병력은 남한보다 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인구는 남한의 절반도 안 되는 터에 그렇게 많은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인적자원의 낭비에다 자원배분의 왜곡을 불러온다. 남북간 경제적 격차는 자원배분의 왜곡이 초래한 필연적인 결과일 뿐이다. 북한이 그처럼 많은 병력을 유지하게 된 원인은 무기수준의 낙후를 머릿수로 메워 보려는 재래식 사고방식에서 연유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젊은이에게 제공할 일자리의 부족에 더 큰 원인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젊은 실업자가 많다는 것은 어느 체제나 사회적 불안요인이다. 북한은 산업을 일으켜 일자리를 공급하는 대신 젊은이들을 병영에 가두어 둠으로써 사회적 불안요인을 통제하려 했던 것이 병력의 과다보유를 초래케 된 원인이다. 따라서 북한의 감군은 산업화 정도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북한은 신의주 특구개발에 나설 정도로 경제개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현재의 개발단계로 보아 50만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 경제의 개혁개방이 가속화 할 경우 고용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신의주 특구개발은 양빈 행정장관의 거취문제로 불투명해졌지만 양빈장관은 신의주에 30만명의 숙련된 기술인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신의주 특구개발이 순항할 경우 제조업 분야에서만도 수십만명의 신규고용수요가 발생할 것이고, 여기에 서비스 분야 등 연관산업의 인력수요를 포함하면 고용창출의 범위는 매우 넓다. 훈련된 젊은이들을 보유하고 있는 군대야 말로 주요한 인력의 공급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990년 남북고위급 회담 북한의 연형묵은 남북이 단계적으로 감군을 단행해서 10만명 선으로 유지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남한의 현 정부도 출범당시 2030년까지 30만명 선으로 감축하는 중장기 병력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감군은 남북한이 평화공존을 위해 동시적으로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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