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펀드수수료 인하 압박 강도 높인다

정부 상한선 대폭 낮추는 방안 검토등 강경<br>업계선 "펀드순자산 줄어 수입 급감" 난색

금융당국이 펀드 수수료 조기 인하를 본격적으로 유도하기로 하면서 펀드 투자자들이 혜택을 얼마나 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운용사와 판매사가 서로 눈치만 보며 보수 인하를 미뤄왔지만 이번에는 정부의 태도가 강경해 인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29일 “증시 급락으로 고통 받는 펀드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은행 등 판매사들이 여전히 높은 판매 보수를 가져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펀드 보수와 수수료를 내리도록 유도해 현재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당장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식매매 수수료는 조건에 따라 무료라는 파격적 수준까지 낮춰졌지만 펀드는 여전히 고가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연간 2%, 해외는 2.5~3% 수준이다. 특히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은 특별한 서비스 없이도 매년 순자산액의 1.35%를 판매보수 등으로 챙겨 지난 200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6조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국민은행는 2006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벌어들인 펀드 판매 수수료만 1조1,088억원에 이른다. 펀드 비용이 2%일 경우 1년 수익률은 2% 낮아지는 데 그치지만 10년이면 전체 수익률에 20% 넘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는 펀드 투자자의 수익률과도 직결된다. 특히 지금처럼 펀드가 반토막 났는데도 꼬박꼬박 수수료만 떼가는 건 투자자들의 정서와도 맞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일단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증시 하락의 여파로 펀드 순자산이 거의 반으로 줄면서 판매사나 운용사의 수수료 수입도 급감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를 낮추라고 한다면 반발하는 회사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운용사와 판매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5%로 규정된 현행 펀드 수수료 상한선을 대폭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압박의 강도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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