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금값 폭락… 한은 1조5000억 손실

미국 양적완화 축소결정 영향<br>1193 로 3년4개월래 최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으로 금값이 폭락하면서 한국은행이 보유한 금의 평가손실이 1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41.40달러(3.4%) 급락한 1,193.60달러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0년 8월3일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저치다. 금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온스당 1,2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금값이 급락하자 최근 3년간 금 보유량을 급격히 늘린 한은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은은 2011년부터 올 3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총 90톤의 금을 매입했다. 시기별로는 △2011년 6~7월 25톤 △11월 15톤 △2012년 7월 16톤 △11월 14톤 △2013년 2월 20톤 등이다. 기존에 보유했던 14.4톤까지 합치면 총 104.4톤이다.

한은이 개별 거래 내역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지난 3년간 매입시기의 국제 금 시세(월평균)와 최근 가격의 차이를 빼면 평가손 규모는 총 14억1,525만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한은이 금 보유규모를 확대한 것은 실물자산을 보유해 국제금융환경 급변(꼬리위험·tail risk)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유할 자산이라 시세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 가격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평가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데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금값은 내년 1,050달러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금값이 평균 온스당 1,057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이 경우 한은의 평가손은 2조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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