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은행들이 우리나라의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해 여전히 냉담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개발은행(ADB)에 이어 LG경제연구원이 잇달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 주목된다.
삼성경제연구소를 비롯한 일부 경기예측기관들은 앞으로 뚜렷한 경기회복 조짐을 나타내는 지표가 확인될 경우 성장률을 상향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LG경제연구원은 12일 올해 2.4분기가 경기저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성장률전망치를 종전 3.8%에서 4.3%로 올렸다.
이는 한국은행이 내세운 올해 성장률 전망치 4.0%를 웃도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고유가, 원화절상, 미국 금리 인상 등 불안요인이 크게 악화되지만 않는다면 하반기에는 내수회복에 힘입어 5%대의 경제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린 것은 당초 전망에 비해 내수 회복세가 크고수출도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데 따른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이 작년 12월 올해 성장률이 상반기 2.9%, 하반기 4.5% 등 연간 3.
8%에 그칠 것이라면서 외부여건이 악화될 경우에는 2%대까지도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본 것과 비교하면 이번 수정전망은 경기가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 상당히 호전되는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ADB는 6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9월 전망했던 3.9%에서 4.1%로 수정 전망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8일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호조를 보이고 거시경제정책이 점차 내수부양쪽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4.5%로 상향조정했다.
올해 성장률을 3.7%로 전망한 바 있는 삼성경제연구소는 앞으로 한두달 동안 발표되는 경기지표를 면밀히 검토,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4.0%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 바 있는 현대경제연구원은 "2.4분기가 경제의 저점이 될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조금더 상황을 지켜본 뒤 빠르면 5월부터 작업에 돌입, 상반기말께 상향조정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올해성장률을 당초 전망치와 동일한 4.1%로 고수했다.
또 대다수 외국의 각 투자은행과 경기예측기관들의 전망 역시 아직은 어두운 편이다.
미국 워싱턴 소재 경제연구소인 국제경제연구원(IIE)은 지난 8일 올해 한국의성장률이 4%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기관인 모건스탠리 역시 원화강세와 고유가로 인한 내수회복이 수출증가세둔화를 상쇄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올해 성장률이 3.8%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경제전망 조사기관 컨센서스 이코노믹스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컨센서스는 올들어 3개월째 3.9%에 머물러 시각개선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 참가한 15개 기관 중 9개 외국 연구기관 및 투자은행들의 전망치 평균은 3.67%선으로 6개 국내 증권사 및 연구기관의 평균치 4.12%를 상당폭 밑돌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월 발표한 `2004년도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 결과에 대한 이사회 평가보고서'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종전 수준인 4.0%를 유지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경수현.고준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