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난국 탈출 열쇠는 수출’/무역의 날

◎95년 이후 적자 눈덩이/특정품목의존수출 탈피/가격·품질경쟁력 회복/근로자·기업·정부 합심/과감한 제도·규제 혁파/수지개선 힘모을때수출만이 우리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살아나는 길이다. 최근의 경제위기는 한마디로 달러가 부족한 외환위기다. 고비용 저효율구조, 차입경영에 따른 기업부실, 금융기관부실화, 흥청망청대는 과소비 풍조, 정책실기 등 위기를 촉발한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결국에는 우리가 필요한 달러를 조달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오늘의 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달러를 뭉텅이로 벌어들이는 것은 결국 수출뿐이다. 수출을 통해 부족한 달러를 벌어들여야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외채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고 우리의 잠재력을 외국금융기관들이 다시 평가해 필요한 달러를 빌려주게 된다. 오늘의 위기를 촉발시킨 것도 95년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천문학적인 무역수지적자 때문이다. 반도체쇼크로 불릴 정도로 급격하게 반도체가격이 하락하자 수출이 곤두박질을 쳤다.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수출품의 가격하락이 겹쳐 지난한해 동안 우리나라는 2백6억달러의 무역수지적자(통관기준)을 기록했고 총외채규모도 1천억달러를 넘어섰다. 다행히 올들어 수출은 늘고 수입은 주는등 무역수지가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충분치 않다. 지난 10월까지 총수입은 1천2백27억달러로 전년동기보다 줄어들었다. 수출은 회복세를 보여 전년동기보다 5.8% 증가한 1천1백22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무역수지는 여전히 1백4억달러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총외채규모도 1천2백억달러수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푼이라도 더 달러를 벌어들이고 씀씀이를 줄여 빚을 갚아나가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에는 수출을 늘리는 것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실정이다. 구제금융제공 협의차 우리나라를 방문중인 IMF실사단도 경상수지적자축소에 최대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나라의 씀씀이(예산)를 줄이고 통화를 긴축적으로 운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성장이 떨어지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주문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도 소득감소를 줄이기 위해서도 수출증대는 우리경제의 단하나 뿐인 선택이다. 수출이 살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근로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비록 수출이 늘고 있지만 수출의 내용은 먹구름이 끼어 있다. 우리수출상품의 가격하락이 심각한 수준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중화학 제품의 가격하락으로 지난 9월말 현재 수출단가가 지난 95년에 비해 71.1%로 떨어졌다. 1백달러를 받고 수출하던 상품을 71원을 받고 수출하는 셈이다. 수출품가격은 하락했는데 임금은 오르고 고금리는 유지되고 원자재 등 수입품가격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돈이 부족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밀어내기 수출을 해 수출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비용은 늘어나고 이익은 줄어들어 속으로는 골병이 들고 있는 셈이다. 기업은 대량생산을 통한 저가수출의 전략을 수정, 고부가치제품의 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근로자들도 기업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 기업생존에 협조해야 할 상황이다.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수출을 의존하는 구조가 가격등락이 심한 이들 품목의 국제가격이 하락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주는 현상을 기업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기술집약적이고 중소기업중심의 다품종수출방식이 절실한 실정이다. 정부도 창의적인 기업가정신과 기술혁신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한편 고비용구조해소를 위한 리더쉽을 회복해야 한다. 고임금, 고지가, 고금리, 고물류비용 등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증대, 토지이용규제완화, 금융시스템의 정비와 규제완화 등 해답은 알고 있으면서 이해집단의 압력에 밀려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정책을 과감히 밀고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도 눈치보기를 떠나 우리경제의 명운을 좌우한다는 차원에서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그래야만 선진국에는 기술 및 품질이 뒤지고 중국등 개도국에는 가격경쟁력이 처져 세계무역시장에서 센드위치신세에 놓여있는 우리상품이 가격경쟁력과 품질경쟁력을 동시에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우리경제는 수출입국을 기치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 했다가 이제 외환위기로 선진국에 진입하느냐 아니면 다시 후진국으로 후퇴하는가의 기로에 서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