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동맥경화’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동맥경화는 심장으로 가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생기는 병인데 잘못된 식생활이나 운동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한다.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으니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조직원간 교류나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기업의 생명도 고비를 맞을 수밖에 없다. 상하좌우를 막론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만 생명력도 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의 동맥경화를 예방해주는 제도 중 하나가 주니어보드(junior board)다. 흔히 주니어보드는 참신한 아이디어 개발이나 상하 직원간의 원활한 의사소통, 직원들의 근로 의욕 고취 등을 위해 도입하는 제도이다. ‘청년중역회의’로 풀이되는데 기존의 임원회의나 중역회의와는 별도로 회사의 중요 안건을 제안하거나 토론하기도 한다.
코레일도 젊은 직원들의 폭넓은 경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말 주니어보드를 발족시켰다. 구성원은 직렬ㆍ직급ㆍ직무별로 균형을 이룬 가운데 전국에 걸친 지사와 계열사까지도 망라했다.
이들은 경영 전반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과제도 발굴하며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한마디로 미래의 경영자를 키우기 위한 디딤돌인 셈이다.
필자가 이들 청년 중역들에게 주문한 것은 절대 소극적인 자세를 가져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단지 경영진의 정책을 전달만 한다거나 의사 결정을 도와주는 보조적인 기구로 스스로를 평가절하한다면 청년중역 본래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젊은 감각과 트렌드에 맞는 아이디어를 쏟아내야만 조직에 생동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래야 진정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필자가 전국의 지사를 돌며 현장 직원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다. 직원들에게 경영철학을 일방적으로 주입한다면 오히려 반발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터놓고 얘기해야만 경영자와 직원간의 간격을 조금이라도 좁힐 수 있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의견을 듣다 보면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고는 하는데 그때의 흐뭇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불협화음이 아니라 앙상블을 원한다면 마음의 문을 열어라. 그리고 동료들과 터놓고 얘기하라. 이것이 기업의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