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부모가 다녀야 들어갈 수 있나.” “현대판 ‘음서제도’도 아니고, 직장까지 세습을 하다니….”
중앙노동위원회가 ‘고용세습’을 노사교섭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중재결정을 내린 후 주요 인터넷 포털과 중노위 홈페이지 등에는 이를 강력히 비판하는 구직자와 네티즌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warthog77’라는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은 25일 한 인터넷 포털에 올린 글에서 “대기업 들어가려 해도 부모가 다녀야 한다니 어처구니없다. 도대체 이 나라는 어떻게 돌아가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kcs)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고용세습이 웬 말이냐”며 “네티즌들이 반대를 해서라도 이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hero1540’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지금 서민들은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며 “교육과 가난도 대물림되더니 이제 일자리까지 대물림되면 태어날 때부터 신분을 갖고 태어나는 조선시대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이미 이런 관행이 알게 모르게 시행돼왔다는 주장마저 나왔다. 한 네티즌은 “대기업 생산직 사원 공개모집은 오래 전에 없어진 이야기”라며 “혈연에 의한 추천과 신입사원 채용으로 돈을 받아 먹은 강성노조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기가 막히다” “정말 이민을 가야겠다” “기득권 위에 또 다른 기득권” “세습 대기업 사원이라는 뉴엘리트 계층이 출현하는 셈”이라는 등의 비판이 봇물처럼 이어졌다.
이번 중재안을 내놓은 중노위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에도 비판의 글이 이어졌다.
‘나민초’라는 닉네임을 가진 한 시민은 ‘어이없는 중노위의 결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자손손 회사에 고용되는 상황이라면 회사의 경쟁력은 물론이고 능력과 자질을 갖춘 여러 다른 구직자들은 어떻게 되느냐”고 비판했다. 현모씨도 같은 게시판에 올린 ‘좀 생각도 하면서 일하라’는 제목의 글에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결정이냐”며 “모든 정책을 결정할 때는 사회적인 파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슴답답’이라는 닉네임의 한 시민 역시 “국가시험에서도 군대 갔다 온 것에 대해 가산점을 준 행위가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가를 위해 의무를 다한 것도 위헌인데, 기업에 있는 사람의 자녀를 입사시키는 것을 과연 바른 정책이라고 보느냐”고 따졌다.
‘부모 탓’이라는 닉네임의 한 시민은 “모든 국민들이 자신의 능력에 따라 일할 기회를 가질 평등권이 노조의 황당한 특권보다 당연히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모씨 역시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앞으로 국내 대형 업체 노조들도 같은 사안을 관철시키려 할 것”이라며 “중노위원들은 이번 결정이 우리 사회에 어떤 파급을 미칠지 아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