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반짝 강세를 보였던 엔화가 최근 들어 다시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엔화는 이 달 초 일본 기업들이 해외의 달러 자산을 엔화로 바꿔 국내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달러 당 126엔 대까지 반등했으나 최근에는 133엔 안팎을 오가고 있다.
실제 엔화는 지난 2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장 중 한 때 133.21엔까지 밀린 끝에 132.76엔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제 외국에서 일본으로 유입될 자금은 거의 다 유입됐고, 4월부터는 재차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지출과 물가 등 일본의 주요 경제지표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실제로는 별로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엔화는 다시 약세 기조에 진입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감세 정책의 표류도 엔화 약세를 예상케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의장으로 있는 경제재정자문위원회는 법인세와 소득세 감세를 통해 소비촉진 및 설비투자 확대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나 재정 건전화가 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는 세제조사회의 반대에 밀려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인민은행의 다이샹룽(戴相龍) 총재가 최근 "일본의 엔화가치 하락을 어느 정도 용인할 것"이라고 언급, 엔화 약세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국제유가 동향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주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재고의 큰 폭 감소와 2001년 4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보다 크게 상승한 1.7% 수준이었다는 발표가 이어지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5월 인도분은 28일 전일보다 배럴 당 0.44 달러 오른 26.31달러를 기록,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26 달러선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시장 요인에 의해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마찰 등 중동사태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해 국제유가 상승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창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