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공항공사, 항공정비·지상조업사업 진출 추진에

지상조업 업체 "민간영역 잠식" 반발

우월 지위 이용 불공정경쟁 우려


한국공항공사가 항공정비 및 지상조업 사업 진출을 추진하면서 기존 민간업체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방공항을 활성화하고 저비용항공사(LCC)들을 지원한다는 게 진출 취지지만 업계는 공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경쟁과 민간영역 잠식 등을 우려하고 있다.


20일 공항공사 및 업계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항공산업발전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지방공항에서 정비 및 지상조업 사업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상조업이란 항공기가 공항에 착륙한 뒤 다시 이륙하기 전까지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수화물 적재 및 하역, 기내 청소, 음식 카트 운반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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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공사는 저렴한 정비 및 지상조업 서비스를 제공해 지방공항에 취항하는 LCC들의 비용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만성적자를 겪고 있는 지방공항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나 티웨이항공 같은 일부 기업은 해외 LCC보다 원가경쟁력이 취약한 부분이 있다"며 "양양과 무안공항 같은 지방공항의 경우 수익성 부족으로 지상조업이 안 되고 있는데 이런 곳에서 위탁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이를 위해 공항공사의 사업목적에 '정비업 및 취급업'을 추가하는 법안이 계류돼 있다.

하지만 지상조업 업체들은 사정이 다르다. 공항공사가 공항 내 시설물 사용 및 운영, 사무실 및 임차료, 구내 영업료 등 사업을 위한 모든 권한을 쥔 상황에서 이 사업에 뛰어들면 민간업체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한진그룹 계열인 한국공항(KAS)과 금호아시아나 계열인 아시아나에어포트(AAS), 전문업체인 샤프와 동보공항서비스, 다국적기업인 스위스포트까지 5개 기업이 항공사를 고객으로 전국 공항에서 경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갑의 위치에 있는 공사가 민간 시장에 진출하면 경쟁이 되겠느냐"며 우려했다.

불공정경쟁 가능성도 제기됐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LCC 지원을 명분으로 공사가 위탁업체에 임차료 할인 등의 지원을 한다면 그 자체로 불공정경쟁"이라며 "다른 업체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항공사는 이에 대해 "기존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공항에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항공사가 추후 사업장을 확대하더라도 막을 방안이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시를 통해 확장을 막는다 해도 공사 내부결재만으로 방침을 바꿀 수 있다"며 "공사도 수익성 평가를 받는 입장인데다 지방공항만으로 충분한 수익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추후 제주 같은 주요 공항에 진출할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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