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신체장애 딛고 양복기술 배워 "땀 흘린 대가 인정받았죠"

장애인기능대회 양복부문 금상 황기철씨


"이번 수상이 인정해주길 바라 열심히 한 게 아니라 열심히 하다 보니 인정받은 결과인 듯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한쪽 다리가 불편한 한 장애인이 지난 19일 대구에서 열린 제23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양복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는 황기철(61)씨가 주인공. 황씨는 22일 "여기까지 올지 몰랐는데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이 운영해온 보람이 느껴진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35년 전 16세의 나이로 양복점 조수로 일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밥 먹듯이 맞으면서도 나가면 갈 곳이 없다. 여기서 못 배우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일을 배웠다"고 그 시절을 돌아봤다. 고생한 보람이 있어 황씨는 9년 만에 모든 기술을 배워 독립했지만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1993년께부터 싸고 품질 좋은 기성양복이 쏟아져나오면서 양복점이 하나 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고 97년에는 IMF가 터져 6개월 동안 단 한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파산 위기에 몰린 황씨는 결국 가게를 접고 서구 내당동 쪽에서 의류 수선업을 새로 시작해야 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그의 수선기술에 반한 사람들이 퍼뜨린 입소문에 명품ㆍ고급의류를 들고 찾아온 손님들의 고급 차가 가게 앞에 늘어서서 황씨는 1년반 만에 남구 봉덕동으로 돌아와 새 가게를 차릴 수 있었다. 황씨는 "곁눈질 않고 꾸준히 한 길만 걸으며 기술을 닦은 덕분"이라며 "지금은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나 이재용 전 남구청장 등 유명인사들도 내게 양복을 맞춘다"고 자랑했다. 이어 그는 또 1월부터는 남구 봉덕2동 새마을 협의회장을 맡아 노인무료 급식봉사와 온천여행, 불우학생 돕기 운동 등 활발한 사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어 황씨 집 벽의 달력은 일정으로 빽빽해 빈 곳을 찾기 힘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