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프랑스 농업현장 탐방

프랑스 농업현장 탐방등급따라 값 50배까지 차이...고품질 포도주 차별화 전략 우리 농업은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밖으로는 세계화를 내세운 값싼 외국 농산물의 공세와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협상의 파고에 직면해 있고 안으로는 취약한 농산물 유통시장과 후진적 협동조합 구조 등으로 인해 갈수록 경쟁력이 취약해져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와 비슷한 환경을 갖고 있는 프랑스의 농업현장에서 우리 농업이 나갈 길을 찾아본다.[편집자주] 「고부가로 승부건다」 프랑스에서는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포도주보다 무려 50배나 비싼 고부가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포도주산업이 이렇게 고부가 산업으로 자리잡은 배경에는 엄격한 원산지인증제와 이에 따른 생산통제가 자리잡고 있다. 원산지인증을 받는 제품은 품질등급분류를 엄격하게 하고 고품질의 포도주는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제한함으로써 항상 일정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인증제는 중국산 인삼의 저가공세에 밀려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 인삼의 활로와 관련해서도 큰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통상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라 불리는 원산지인증제는 원산지별로 토양, 기후, 품종 등에 따라 상품의 등급을 정하고 정부가 품질을 인증하는 것이다. 등급은 일반적으로 특등급인 「그랑 크뤼 (GRAND CRU)」, 1등급 「프러미에 크뤼」, 2등급「코뮈날(COMMUNAL)」, 3등급「레지오날(REGIONAL)」등 4개 등급으로 나뉜다. 특등급은 전체 생산량의 1.5%, 1등급은 10%정도로 제한생산을 하고 있어 하위등급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최하등급은 한병(750㎖)에 시장가격이 30프랑(4,500원)에 불과하지만 특등급은 1,500프랑(22만5,000원)으로 가격차이가 무려 50배에 달한다. 등급에 따라 겉면에 표기된 원산지 표시방법도 다르다. 최하등급인 레지오날은 「부고뉴」와 같은 도(道)이름을 쓰고, 「코뮤날」은 면(面)단위 이름을, 1등급은 면과 밭의 이름을, 특등품은 포도가 생산된 밭의 이름만 표기한다. 밭이름만 표시하면 일반인들이 그 가치를 못알아 보지않느냐는 우려와 관련, 부고뉴지방의 포도주 사업자협의회의 카뮈(CAMUS) 부회장은 『특등품은 일반인이 아닌 마니아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고급품에 대한 차별화전략을 설명했다. 부고뉴지방에서 5대째 포도주 농사를 짓고 있는 장 미셀 샤르트롱(31)씨는 『특등품의 경우 ㏊당 4,000ℓ(5,000병)만 생산하도록 법으로 엄격히 제한을 하고 있다. 만일 초과 생산된 포도는 다른 용도로 전환하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림장관의 감독을 받는 국립원산지명칭기구(INAO:INSTITUT NATIONAL DES APPELLATIONS D'ORIGINE)에 AOC를 신청하면 그 산하 국가위원회가 장기간에 걸친 품질관찰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결정되는데 최종 확정까진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8년까지 걸린다. 그러나 한번 AOC가 부여되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한 영구적으로 법에 의해 권리가 보호되며 높은 시장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이런 인증제를 바탕으로 부고뉴지방에는 5,000여 포도농가에서 한해에 60억 프랑(9,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이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36억 프랑(5,000억원)을 수출 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나 호주의 포도주 업자들이 프랑스의 유명 상표를 도용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프랑스는 AOC를 국제법화 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프랑스 부고뉴=오철수기자 CSOH@SED.CO.KR 입력시간 2000/09/14 19:3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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