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내년부터 한국의 자동차ㆍ농산물 시장 등에 대한 통상 압박의 수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또 북한핵문제와 관련, 내년 상반기까지는 6자 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 뒤 연말까지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야의원으로 구성된 국회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에 다녀온 김혁규 단장(열린우리당)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6자 회담에서 핵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하고 있고 6자 회담이 실패하면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것”이라며 “전쟁을 제외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통상문제와 관련해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쌍둥이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이 세계 6번째 교역상대국인 한국을 상대로 통상 압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며 “미 의원들도 그런 점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자동차 관세 ▦농산물 시장 개방 ▦스크린 쿼터 등에 대해 미 의원들이 계속 문제 제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국회대표단을 맞이한 미국측 인사들은 그러나 북한핵문제를 보다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티지 미국 부장관은 “북핵 문제에 해결에 시한(dead line)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6자 회담을 통해 조기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우리는 5개국간의 협의를 거쳐 이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표단은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 선제 공격 가능성에 대해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은 한국의 동의나 참여 없이 결코 한국의 영토에서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제 3국으로부터도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이) 한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가장 무책임한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전했다.
미국은 또 당근책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많은 혜택이 기다리고 있고 미국은 북한의 경제, 생활수준의 개선을 위해 지원해 줄 준비가 되어 있다(해들리 안보좌관 내정자)”고 밝히면서도 “6자 회담에 참여하는 여타 5개국이 한목소리로 압박, 북한이 6자 회담에 조속히 복귀해야 함을 종용할 필요가 있다.(그린 안전보장이사회 선임보좌관)”며 채찍책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