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이 중국 증시 투자자들에게도 금메달을 안겨줄 것인가. 중국 투자자들은 8일 개막한 베이징 올림픽의 열기가 지난 10개월 사이에 반토막난 증시를 되살리는 불씨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시장정책이 증시우호적이기 보다 물가상승 억제 및 시장 안정에 맞춰져 있어 기대가 현실로 나타날지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개미 투자자들이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상하이 증시가 반등의 모멘텀을 되찾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선 사회적 정서가 시장 변동성에 쉽게 영향을 미치므로, 올림픽의 금메달 수에 따라 증시의 향방도 극과 극으로 갈릴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그러나 증시의 결정적인 변수는 중국 민족주의 움직임이 아닌 중국 정부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당국이 주식시장을 부양시키는 정책을 내놓는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했다. 오히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증권감독위원회(CSRC)는 기업들의 증시상장을 제한하는 등 시장안정에 무게를 두어왔다. 펀드 매니저들이나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당국의 지침 아래 해외 출장과 중국 증시와 관련해 언론 인터뷰를 극도록 자제하고 있다. 중국 증권가는 올림픽을 전후로 정부가 강세장을 유도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했다. 상하이 증시는 올림픽 개막일인 7일 *** 포인트(**%) 하락한 ****에 장을 마쳐 지난 10월 최고점 대비 55% 하락했다. 전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강한 동반 매도세를 보인 탓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국 시장 자체에 거품이 꺼진 것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 상하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는 지난해 10월 17배에서 최근 30배까지 치솟아 고평가됐다는 우려를 반영했다. 중국 정부가 원자재와 곡물가격의 폭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차단하는 정책을 잇따라 쏟아낸 것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중국의 개미투자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상하이 증시 객장은 여전히 투자자들로 붐비며 거래를 마친뒤 의자에 앉아 증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6월 한달간 상하이와 선진증시에는 각각 6,000만개가 넘는 신규계좌가 등록됐다. 상하이 금융경제학부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27%를 차지한 반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사람은 6%에 불과했다. 징 율리히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베이징 올림픽이 다른 올림픽과 다른 점은 개최국인 중국이 애초 이번 게임을 모던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성장의 상징으로 삼았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