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개편 회오리

내년 주총서 임기만료 이사 2명 이상씩 물갈이 예상<br>경영진 분쟁·민영화등 맞물려 후임 구하기 쉽잖을듯


주요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이 새해 정기 이사회ㆍ주주총회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사외이사진 개편 문제가 새로운 회오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지주사는 매년 일정 비율의 사외이사진을 개편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지주사의 상당수가 경영상의 중대 기로에 서 있는 만큼 회사의 향방을 가늠할 연륜 있는 사외이사 후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ㆍ우리ㆍ신한ㆍ하나금융지주 등 4대 은행계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32명 중 내년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임기를 맞는 사외이사는 모두 23명으로 전체의 71.9%에 이른다. 이들 임기만료 사외이사 중 모범규준상 5년 초과 연임 금지 규정에 해당하는 사외이사는 1명(정행남 신한지주 사외이사)밖에 없어 21명 모두를 물갈이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모범규준은 정기주총마다 20% 안팎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7~9명씩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4대 지주는 각각 2명가량의 사외이사를 내년 주총에서 새로 선임해야 할 처지다. 더구나 각 지주 산하 은행 등 주요 자회사까지 감안한다면 신규 사외이사 수요는 한층 더 커진다. 신한지주의 경우 사외이사진 8명 전원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난다. 신한지주는 비리 의혹으로 불거진 경영진의 분쟁 사태를 마무리하기 위해 기존의 최고경영진과 이해관계가 없는 중립적인 인사를 구해야 한다. 특히 지주의 최대 주주그룹인 재일교포단이 기존의 이사회 의석 수(4석)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 4석 중 정 이사는 5년 연임 한도를 모두 채워 교체가 불가피하다. 신한지주의 재일교포 주주들은 지분에 비해 과도한 경영 의결권을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비재일교포 출신 사외이사 4명 중에서는 3명이 경영진 갈등의 당사자인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의 추천으로 이사회에 등단해 그 거취도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지주는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 따라서 그 결과에 따라 사외이사진이 개편될 수 있다. 하나지주 9명의 사외이사 중 4명(김경섭 전 조달청장,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 유병택 한국품질재단 이사장, 조정남 SKT 고문)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지주는 외환은행 인수자금 중 1조2,000억원가량을 제3자배정유상증자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지분의 10%를 웃도는 규모로 추정된다. 따라서 유상증자에 참여한 새 대주주가 단순 투자 목적의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전략적 투자자라면 앞으로 사외이사진 개편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우리지주의 경우 7명의 사외이사 전원이 모두 내년 3월 임기를 맞이한다. 이들 모두 연임 제한 규정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모범규준에 따라 7명의 20% 안팎인 1~2명은 교체해야 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지주는 민영화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다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탓에 사외이사 신규 선임 때 정치적 역학 관계에서 중립적인 인물을 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KB지주에서는 8명의 절반인 4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며 모범규준에 따라 최소한 2명이 물갈이될 수밖에 없다. KB지주에서는 지역색ㆍ정치색 편중 논란을 해소하면서 동시에 어윤대 회장의 쇄신경영 코드에 맞는 사외이사를 구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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