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운용사, ETF 보수 인하 접고 상품으로 승부

CU단위 줄여 투자자 진입 쉽도록 7월 합성ETF 상장 앞두고 경쟁 치열<br>신상품 집중하려 자투리 ETF 청산도

지난해부터 보수 인하를 통해 상장지수펀드(ETF) 점유율 확장에 나섰던 자산운용사들이 이제는 기존 상품 업그레이드와 신상품 개발에 집중하며 경쟁력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자산운용은 'KOSEF 단기자금' ETF의 기본 설정ㆍ환매 단위(Creation UnitㆍCU)를 기존 1만좌(10억원)에서 1,000좌(1억원)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CU 크기는 ETF 운용사가 사전에 정하며 ETF 설정ㆍ환매는 CU의 정배수로만 가능하다. 우리자산운용은 CU변경을 위한 전산작업을 위해 다음달 5~7일 설정ㆍ환매 접수를 중단할 예정이다.


우리자산운용이 CU단위 축소를 결정한 것은 투자자들의 진입 문턱을 낮춰 KOSEF 단기자금ETF의 설정액을 늘리기 위함이다. 이은행 우리자산운용 차장은 "CU단위를 낮추면 개인투자자들이 보다 더 적은 수량으로 원활하게 ETF 설정ㆍ환매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며 "차익거래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는 데도 용이해 KOSEF 단기자금 ETF의 규모를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OSEF 단기자금 ETF는 단기채권 ETF로는 한국거래소에 가장 먼저 상장됐지만 후발주자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단기채' ETF에 규모면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오는 7월 합성 ETF상장을 앞두고 운용사 간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성과를 교환(스왑)할 증권사를 선정하고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과 미국 리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2개를 먼저 상장시킬 예정이다. 선진국 하이일드채권은 'iBoxx 하이일드 채권 지수', 미국 리츠는 '미국 다우존스 리얼이스테이트 지수'를 추종할 예정이며 현재 지수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나머지 2개는 글로벌 배당, 이머징 국채 ETF로 해외 합성 ETF를 복제하는 재간접 방식으로 상장할 예정이며 추종 지수는 협의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하이일드 채권과 미국 리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합성 ETF를 구상중이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미국 리츠 지수' 등 다양한 지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삼성자산운용은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ㆍ 고배당 주식을, KB자산운용은 미국 하이일드 채권을 중심으로 합성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일부 운용사는 소규모 ETF를 자진 상장폐지하고 있다. 자투리 ETF를 청산하는 대신 신규 ETF 개발ㆍ상장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우리자산운용은 KOSEF 인버스, KOSEF Banks, 삼성자산운용은 KODEX 태양광,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블루칩30, TIGER 인버스 국채 3Y을 자진 상장폐지 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소규모 ETF에 대해 2014년 6월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12월말 상장폐지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지만 해당 운용사는 거래소와 협의해 미리 자진 상폐하기로 결정했다.

관련기사



해당 운용사 관계자들은 "소규모 ETF 상폐에 대해 거래소와 꾸준히 협의해 왔다"며 "자진 상폐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신규 ETF 상장시 패널티를 부과받을 수 있어 상품 개발을 원활히 하기 위해 청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운용사들이 ETF 보수인하에 나섰지만 거래량이 장기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았다"며 "당분간은 보수 인하보다는 신상품 개발과 기존 상품 다듬기에 좀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한동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