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단기론 채권, 금리안정땐 증시로 갈듯

[금리·환율 하락세…자금이동 어디로] 채권, 콜금리 추가인하 기대로 집중 가능성<br>"환위험 우려 해외자금유출은 미미" 전망…적금리 부동산엔 호재불구 활성화 힘들듯

원화환율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국제금리의 차이가 커지면서 국제적인 자금운용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의 환율 하락폭이 금리 갭을 크게 넘어서고 있어 금리차에 따른 외화유출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상품별로 환차익 및 환차손이 생기고 금리차에 따른 변동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금융시장이 큰 변동을 겪으면서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 향후 자금흐름은 어떻게 될까. 환율이 거의 10원씩 매일 떨어지고 시중금리도 급변동하고 있지만 환율급락과 금리인하의 ‘소나기’가 어느 정도 잦아들면 채권ㆍ주식ㆍ부동산시장에는 ‘자금의 대흐름’이 예상된다. 채권시장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추가 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채 사그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8일 박승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월례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은 “은행자금이 채권형 펀드 등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며 “채권시장 과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나라간 돈의 흐름을 따지면 채권시장의 경우 해외로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질 수 있다. 우리나라 금리(돈의 대가)가 워낙 낮은 탓이다. 이날 한은에 모인 시중은행장들 역시 자금의 해외유출 가능성을 우려했다. 현재로서는 환율이 크게 떨어져 (원화값 상승) 자본유출이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환율이 균형수준에서 안정되면 자본의 해외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난 8월과 11월 콜금리 인하폭은 0.50%포인트에 불과한 반면 환율 하락폭(원화절상)은 8%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해외로 나가는 자금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달러약세가 향후 기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아 금리만 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변재영 한국은행 국제기획팀장은 “국내외 금리차가 크다 해도 국내 투자자들은 환위험 때문에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외국에 나가 이자를 얼마 더 받는다고 해도 이를 원화로 바꾸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보험사 등 대형 기관들이 해외채권을 매입하고 있지만 이는 금리차 때문이라기보다는 국내에 장기 투자할 채권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금리가 더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되면 자금은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금리가 너무 낮으면 통상 돈은 안전자산에서 투자자산으로 옮겨진다. 최근의 환율하락(원화절상) 역시 해외자금 유입 요인이다. 원화값이 계속 오르면 외국인들은 주가차익에 환차익까지 챙겨갈 수 있기 때문. 부동산은 어떨까. 이자가 싸지면 부동산시장에는 호재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이 워낙 강력해 금리인하로 부동산이 살아나기는 어려워 하락폭이 둔화되는 정도의 영향이 예상된다. 최근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금리인하로 부동산에 대한 수익률이 부채비용과 비슷해졌다”며 “주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동산 관련 자금의 국내외 유출입 여부는 향후 환율전망에 달려 있다. 달러값이 많이 싸진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심리가 우세하면 오히려 미국에 사뒀던 부동산도 파는 것이 이익이다. 그러나 환율이 더이상 떨어지기 어려운 수준에 오게 되면 해외 부동산을 저렴하게 사려는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강력한 부동산대책과 맞물려 ‘밖으로 나가자’는 심리가 작용할 경우 이러한 수요를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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