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법률시장이 한국에 가지는 관심의 수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습니다. 정부ㆍ기업이 조금만 더 관심을 보여준다면 서울이 동북아 ‘리걸 허브’가 되는 것도 먼 일은 아닙니다.”
17일 신영무(사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이날부터 4일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릴 ‘환태평양변호사협회(IPBA) 2013 서울총회’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IPBA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변호사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로 현재 60여개국 변호사 1,4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신 전 회장은 이번 총회를 통해 IPBA 회장으로 취임한다.
이번 총회는 65개국에서 오는 외국 변호사 874명을 포함, 총 1,324명의 변호사가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진다. 이 같은 관심은 세계 경제를 역동적으로 이끌고 있는 한국 기업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신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은 세계 변호사들의 눈이 쏠린 21세기 최고의 법률분쟁으로 불리는데 그 한 축을 한국 기업이 맡은 것”이라며 “소송과 함께 한국의 변호사ㆍ로펌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달 27일 서울국제중재센터(IDRC)가 서울 무교동에서 문을 열면 한국 법률시장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 전 회장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며 국제중재 영역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서울국제중재센터가 잘 자리잡는다면 서울이 싱가포르ㆍ홍콩을 뛰어넘는 동북아 ‘리걸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 역시 “외국 유수의 중재기관들 대부분이 경쟁적으로 센터 내 상주사무소를 오픈하려 한다”며 “세계변호사협회(IBA)가 최초로 아시아에 사무소 설치를 계획하며 베이징ㆍ도쿄 대신 서울을 선택한 것 역시 국제중재센터의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라고 말했다.
신 전 회장은 다만“홍콩, 싱가포르의 법률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ㆍ기업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상공회의소나 전경련 등 경제단체, 정부 모두가 센터의 성공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