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물난·노조반발로 진통 거듭

새국민은행장 3파전 압축<br>하영구 한미은행장등 유력후보 줄줄이 고사<br>"후보군 졸속선정" 노조 반발…새 변수 부상

국민은행 행장후보 선정작업이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당초 예정된 임시이사회(11일)를 3일 남겨놓고 후보군을 강정원 전 서울은행장과 장병구 수협 신용사업 대표이사, 조왕하 코오롱그룹 부회장 등 3명으로 압축했지만 추천위원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노조가 후보군 졸속선정이라며 강력 반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중 누가 차기행장으로 선임되든 노조반발 무마라는 난제를 해결해야 할 상황이다. 또 행추위가 당초 낙점했던 인물들이 줄줄이 고사하면서 ‘인물난 속 선정’이라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행추위 후보 3명 면접 실시=지난 7일 저녁까지만 해도 행추위 행장 인선작업은 순조로운 모습이었다. 행추위는 헤드헌팅업체를 통해 하영구 한미은행장, 강정원 전 서울은행장, 장병구 수협 신용대표, 이강원 굿모닝신한증권 사장, 조왕하 코오롱그룹 부회장 등 5명을 후보로 선정하고 8일 마지막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를 뽑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력 후보였던 하 행장이 통합 한국씨티은행 잔류를 표명함에 따라 행장 선정작업이 다시 한번 난항에 부닥쳤다. 또 이 행장 역시 김정태 행장을 만나 새로 맡은 굿모닝신한증권 최고경영자 역할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후보군이 강 전 행장, 장 대표, 조 부회장으로 자연스레 좁혀졌다. ◇주요 후보군 ‘고사’로 행추위 난항=행추위가 최종 후보선정을 앞두고도 선정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주요 후보군이 줄줄이 ‘현직’에 충실하겠다며 고사의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고사의 뜻을 밝힌 후보는 두 명의 금융통화위원. 이덕훈ㆍ김종창 후보는 이번주 초 금통위에 전념하기 위해 국민은행에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강원 사장도 5일 행추위로부터 의향을 타진받았으나 ‘신의ㆍ성실의 원칙’을 고수하며 면접에 참여하지 않을 뜻을 전했다.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김승유 하나은행장도 대투 인수와 지주회사 출범을 앞두고 자신이 일궈놓은 하나은행에 잔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ㆍ일본 출장 중이었던 홍석주 사장도 공모로 뽑은 증권금융 정상화에 전념할 뜻을 비쳤다. 또 마지막까지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던 하영구 행장도 면접을 앞두고 통합씨티은행에 잔류하기로 하면서 후보선정 작업에 어려움이 가중됐다. ◇‘강정원 대 장병구’ 저울질=행추위는 3명의 후보 가운데 장 대표와 강 전 행장을 놓고 막판 토론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 부회장의 경우 현직 사외이사라는 점과 은행장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장 대표는 정통 외환은행맨으로 간부 시절 LA와 뉴욕지점에서 장기간 근무, 국제적인 감각을 갖고 있는데다 2000년부터 맡고 있는 수협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수협이 장 대표가 맡은 후 13분기 연속 예금보험공사와의 양해각서(MOU) 목표를 달성한 점도 높이 평가됐다. 강 전 행장은 국제금융에 정통하다는 게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사외이사들이 강 전 행장을 밀고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미국 다트머스대를 졸업하고 씨티ㆍ뱅크스트러스트그룹ㆍ도이치은행 등 외국계 은행을 두루 거쳐 근무경력이 워낙 화려한데다 통합은행인 서울은행장을 역임하며 구조조정 성과를 거둔 점도 행추위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다만 2002년 서울은행장에서 물러난 후 2년간 공백기를 거쳤다는 것이 약점이 될 수 있다. 한편 국민은행 국민지부 노조는 이날 신문광고를 통해 성명서를 발표, 5명의 행장 후보 압축이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강력 반발해 누가 행장이 되든 ‘노사’ 갈등해소 문제가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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