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채권단 '대우車 재입찰' 고심

정부·채권단 '대우車 재입찰' 고심'연내매각-헐값방지' 묘책짜기 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포기후 직면한 정부와 채권단의 고민은 일면 단순하다. 헐값매각을 막으면서 연말까지 매각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포드행이 물건너간후 인수후보자에 비해 수세적 입장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매각가격은 포드에 팔때보다 2조이상 낮아질게 틀림없다. 매각지연으로 채권단출혈이 불보듯 뻔하고, 국민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포드포기→매각가액 하락·추가지원→채권단 부담→혈세추가 투입→구조조정 차질」이라는 악순환 또한 불가피하다. 결국 정부는 인수후보자에 「꽃놀이패」를 넘겨준 상황에서 헐값매각방지와 속전속결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정부·채권단의 제한된 선택= 현 상황에서 정부와 채권단이 갖고 있는 매각(협상자선정)방안은 두가지다. 1차때 GM-피아트·다임러-현대컨소시엄이 제출한 제안서를 토대로, 이들 모두를 협상후보로 선택할 것이냐, 둘중 하나(GM유력)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삼느냐 하는 것이다. 9월말이 선정시한이다. 복수후보의 경우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는 반면 가격흥정이 가능하다. 단일후보는 속전속결이 잇점이나 실패때 부담과 협상여력의 약화우려가 문제다. 정부와 채권단은 이중 전자를 선택할 듯싶다. 두 컨소시엄에 정밀실사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고, 이를 토대로 수정제안서를 받은후 최종협상을 벌이는 것이다. 늦어도 19일에는 실사·입찰참여요청서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복수후보를 택하더라도 생각만큼 시간은 걸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두 컨소시엄 모두 현지공장을 비롯한 예비실사를 끝낸 상황이라 한달정도 서류실사만 하면 되는 까닭이다. 후보업체들의 수정제안서 이사회 통과를 감안하더라도 연말까지는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변수는 복수후보로 선정한후 다임러-현대컨소시엄이 포기할 경우. 다임러는 여전히 재입찰에 소극적이다. 현대의 단독참여는 독점에 따른 문제점과 함께 자금동원력 등을 감안할때 가능성이 높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한곳과 수세적 입장에서 가격협상을 벌여야 하는 「외통수」에 몰리게 된다. 이근영(李瑾榮)금감위원장이 『한곳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남은 한곳과 수의계약방식으로 협상을 하지않고 다시 국제입찰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이같은 현실을 고려한 듯하다. 그러나 이 경우도 문제는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재입찰은 곧 「위탁경영을 통한 정상화후 재매각 추진」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같은 줄기에서 공기업화 방안이 다시 나오고 있으나, 채권단의 막대한 출혈이 불가피해 회의적이다. ◇최선의 대안은 GM=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인수할 대안은 GM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현대에 대해선 세가지 문제를 꼬집었다. 경영여건이 튼실하지 못한데다 독과점시비가 일 수 있고 제휴선인 다임러의 인수의자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현대가 과연 인수여력이 있느냐』고 여전히 의구심을 표시했다. 물론 고민은 있다. GM의 제안서대로라면 매각후 채권단에 돌아올 현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대금을 채권단에 상당부분 지분으로 넘겨주고, 나머지도 신설법인에 대한 신규대출을 해줄 것을 조건으로 달았을 개연성이 높다. 대우구조조정협의회 고위 관계자는 이에대해 『하지만 별다른 대안이 있느냐』고 말했다. 울며겨자먹기식의 매각이 불가피함을 인정한 셈이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9/17 18:3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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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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