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 성장기여율 150% 육박

지난해 수출의 경제 성장 기여율은 150%에 육박했으며 내수가 마이너스 성장만 아니었어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가 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우리 경제가 완전히 수출 종속형이라는 의미로 소비와 투자 등 내수의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이같은 현상은 지속되거나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무산이나 노사분규, 제품 경쟁력 저하, 국제분쟁 등으로 수출에 문제가 생길 경우 우리 경제는 성장에 타격을 입고 고용불안-소비저하-생산감소의 악순환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6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출이 호조를 보인 지난해에는 다른 부문의 성장이 `제로(0)`였다고 가정할 경우 수출만으로도 GDP 성장률이 4.3%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이 추정한 지난해 GDP 성장률이 2.9%임을 감안할 때 수출의 성장 기여율은 150%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외환위기 이후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1998년 -76.7%, 1999년 64.7%, 2000년 102.1%에서 2001년엔 10.8%로 뚝 떨어졌다가 2002년 117.2%로 회복된 뒤 작년에 다시 크게 상승했다. 작년의 경우 설비투자와 소비 등 내수가 극심한 침체를 보였으나 각종 주택 건설이 활기를 띤 데 힘입어 건설투자도 성장률을 1% 포인트 정도 끌어올려 수출과 건설투자만으로 5.3%의 GDP 성장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소비 부진이 성장률을 1% 포인트 떨어뜨렸고 설비투자 감소가 0.34% 포인트를 갉아 먹었으며 기타 부분에서도 1% 포인트 정도가 깎여 결국 2.9% 성장에 만족해야 했다. 작년의 연간 설비투자는 4.3%, 도소매판매는 1.3%가 각각 감소하면서 성장의 발목을 잡았고 올 들어서도 내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내수가 제로 성장만 유지했어도 작년 성장률이 4%를 넘었을 것”이라며 “올 들어서도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내수가 더 이상 악화하지만 않으면 성장 5%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국회의 반대로 한ㆍ칠레 FTA협정이 무산돼 대외 교역에 타격을 받고 국제분쟁 발생, 주력 수출제품의 경쟁력 약화,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률 저하, 노사분규 등으로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길 경우 성장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소비와 설비투자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지 않는다면 최소한 4% 이상 성장이 가능하며 여기에 건설투자 증가세까지 감안할 때 올해 성장률이 5%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너무 비관적”이라고 설명했다. 재경부의 다른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통계적으로는 5% 성장에 별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고용이 늘지 않는 것”이라며 “수출 활황이 일부정보기술(IT)업종과 자동차ㆍ화학업종에 치우치다 보니 내수산업이나 중소기업과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이 때문에 체감경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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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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