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현대차·중공업 '울고' 그룹株 '웃고'

현대건설 M&A 이슈 부각에 汎현대가 주가 요동<br>"인수부담 해소" 상선·증권등 강세<br>"현대차 주가 하락은 과도" 주장도


현대건설의 인수합병(M&A) 이슈가 부각되면서 범(汎)현대가의 주가가 요동쳤다.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자금부담 우려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반면 현대건설은 몸값 상승 기대로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등 현대그룹주도 현대건설 인수 부담에서 벗어나 그룹 경영에 전념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 ◇현대건설 인수설에 현대차그룹 하락, 현대그룹 상승=1일 증시에서 범현대가는 급락과 급등으로 정확히 양분됐다. 이날 현대차그룹에서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면서 현대차 그룹사들은 인수에 따른 자금부담 우려로 급락세를 보였다. 현대차가 전일보다 7,500원(5.19%) 내린 13만7,000원에 마감됐고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도 각각 3.62%, 3.36%나 떨어졌다. 현대차 측에서는 인수 여부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주가가 이만큼 떨어졌다는 것은 인수 시나리오 자체가 설득력이 있고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경영에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측면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현대차와 현대건설 사업 간에 시너지가 없어 경제적 측면에서는 필요성이 적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한 것은 정황상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 아니겠느냐"며 "현대차그룹에 자금 면에서는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자동차 이외의 부분에 대한 투자에 투자자들이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동인수나 측면지원 가능성이 제기된 현대중공업과 KCC도 각각 1.92%, 1.52% 빠졌다. 반면 그동안 현대건설을 인수하겠다고 공언해온 현대상선 등 현대그룹의 주가는 급등했다. 현대상선이 이날 4.75% 오른 것을 비롯해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증권도 각각 8.02%, 3.40% 상승했다. M&A 대상인 현대건설은 경쟁과열로 인한 몸값 상승 기대로 이날 5.64% 올랐다. ◇현대차 가치에 비해 지나친 하락 주장도=현대그룹주가 상승한 것은 의외인데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도전할 경우 성공가능성이 높아 현대그룹으로서는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부담에서 벗어나 그룹사 경영에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재무구조 악화로 채권단으로부터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현대건설이 현대그룹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 8.3%를 보유한 3대주주로 그룹 향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처리를 고심해왔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그룹은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현대상선 등 현대그룹사에 대한 지분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이날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현대건설 인수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는 의견이 강하다. 현대건설 인수에 들어가는 자금은 총 3조~4조원가량으로 추산되는데 현대차그룹 단독으로는 2조원가량이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현대차에서만 1조6,520억원의 시가총액이 줄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은 과잉이라는 것이다. 안상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업황 둔화, 내수시장 부진과 맞물려 현대건설 인수설이 충격을 준 면이 있다"며 "현대차의 능력과 현대건설의 가치에 비해 오늘(1일) 주가 하락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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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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