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스닥, 자본잠식 퇴출기준 유명무실

자본잠식 관련 등록취소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퇴출기준을 강화한 후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퇴출되는 종목은 늘고 있지만, 자본 전액 잠식으로 퇴출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31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12월 결산 등록법인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제출을 마감한 결과 결산기말 현재 자본전액 잠식으로 퇴출이 예고된 미주제강ㆍ서울전자통신ㆍ인지디스플레이ㆍ텔넷아이티 등은 모두 자본금 감소와 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퇴출 위기에서 벗어났다. 도원텔레콤만 자본잠식률 99%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 관리종목으로 지정 가능한 종목도 14개에 달하지만 이중 서울이동통신ㆍ리더컴ㆍ서울신용평가ㆍ아이인프라ㆍ현대멀티캡 등 5개 종목만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9개 종목은 감자 후 출자전환과 전환사채(CB) 전환ㆍ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 등의 편법을 동원해 50% 미만으로 회복했다. 결국 지난해 자본전액 잠식기업을 퇴출시키기로 규정을 강화한 후 실제로 등록취소된 곳은 한곳도 없다. 반면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된 곳은 스탠더드텔레콤 등 4개사이고, 어플라이드엔지니어링은 의견거절을 받아 재감사를 요청했으며 테라ㆍ올에버ㆍ벨로체피아노ㆍ코리아링크 등 4곳은 아직까지 감사의견을 받지 못해 퇴출위기에 몰렸다. 증권 전문가들은 자본잠식 기업에 대한 퇴출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기업들의 자구노력을 앞당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자본이 잠식된 기업은 회생가능성이 낮다”며 “자본잠식 관련 퇴출기준을 강화해 기업들의 자구노력을 앞당겨 회생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본이 잠식됐다고 곧바로 퇴출시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자본이 잠식되면 주가가 하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장치는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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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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