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이 11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에서 개최국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32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이정표 수립에 도전한다. ▲새로운 영웅을 기대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영웅으로 떠오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알힐랄), 이운재(수원)에게 남아공은 마지막 월드컵 무대다. 8년간 대표팀의 간판으로 군림했던 이들을 대신할 새로운 영웅이 등장해야 한국 축구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4강 신화를 지켜보며 태극 마크의 꿈을 키웠고 이제는 당당히 대표팀의 기둥으로 성장한 박주영(25ㆍAS 모나코), 이청용(22ㆍ볼턴), 기성용(21ㆍ셀틱)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한국 축구가 '젊은 피'의 활약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생력을 평가 받는다 허정무 감독은 토종 사령탑으로서 월드컵 첫 승에 도전한다. 한국 축구 지도자의 자존심을 걸고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다는 것이 허 감독의 각오다. 남아공에서 대표팀이 부진한 성적에 그친다면 '토종 사령탑'에 대한 회의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 수 밖에 없다. 4년 후를 기약하며 이름있는 외인 사령탑을 모셔오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한다. 한국 축구의 자생력은 후퇴할 수 밖에 없다. ▲변방 탈출을 선언한다 한국 축구는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인 유럽, 남미 국가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냉랭하다. 각종 외신이나 베팅 사이트는 남아공 월드컵 B조에서 한국이 생존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우리 스스로는 부정하고 있지만 국제 무대에서 한국 축구는 변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게 현실이다. 남아공 월드컵은 국제 축구계의 완고한 인식을 바꿔놓을 기회다. 허 감독은 지난달 22일 장도에 오르며 "(전통 강호가) 한국 축구를 동등한 상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결의에 찬 출사표를 던졌다. 결전을 앞에 둔 대표팀은 전에 없이 강한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허정무호'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카메룬이 몰고 왔던 '메가톤급 폭풍'으로 남아공에 한국 축구의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기대된다.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