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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열네 살의 내게 훗날 오디션에 우승해 세계를 돌며 공연하고, 이후 내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개봉돼 영화 홍보를 다닐 거라 얘기해 준다면 그에게 미쳤다고 할 것입니다. 드라마 같은 삶이 펼쳐지고 있는 거죠."
믿을 수 없는 삶은 이내 현실이 됐다. 뚱뚱한 체격, 불안감이 가득한 두 눈, 어수룩한 인상, 친구들의 놀림을 받으며 자랐던 휴대전화 판매원 폴 포츠(43)는 2007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볼품없는 외모의 그가 빼어난 가창력으로 오페라 '투란도트'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부르는 장면은 유튜브 조회 수 1억6,000만 건을 넘기며 뭇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된 그는 이후 오페라 가수로서 전 세계 40개국, 500회 이상의 공연을 소화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의 노래를 선사했다.
'희망의 상징'이 된 그의 드라마 같은 삶이 스크린으로 옮겨 온다. 13일 관객과 만나는 영화 '원챈스'(One Chance)는 폴 포츠가 오디션에 참가했을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사이먼 코웰이 제작자로 참여했고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폴 포츠의 자전적 이야기를 로맨스를 곁들여 충실히 풀어놓는다. 폴 포츠와 언뜻 비슷해 보이는 뮤지컬 배우 제임스 코든이 폴 포츠 역을 맡았고, 극에 등장하는 오페라 아리아 10곡 중 7곡은 폴 포츠가 직접 소화했다.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난 폴 포츠는 "사랑하는 노래를 부르며 희망을 전하고 전 세계 곳곳을 둘러보며 마음 따뜻한 이들과 소통하는 지금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벅찬 심경을 전했다.
자신이 지닌 소중한 재능을 의심하며 자신감 없이 늘 뒤로 숨기 바빴고, 좌절과 절망이 익숙했던 시절도 있었지만,그는"이런 어둠의 시절이 지금 누리는 기회와 성공을 외려 당연시하지 않는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했다.
폴 포츠는 "노래는 어떤 두려움 없이 궁극의 편안함을 느끼는 나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을 여는 '열쇠'와도 같다"고 표현했다.
"지금 바람이 있다면 오페라가수로서 한평생 무대에 올라 끊임없이 노래하며 약자를 보듬고 싶다는 점입니다. 단, 이 결정권은 제가 아닌 오롯이 저를 찾고 불러주는 청중 혹은 관객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온 인생의 궤적 때문인지 그가 끝으로 전한 메시지는 다소 상투적이었지만 울림이 컸다.
"원챈스(One chance),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해 Keep Going! (계속해서 나아가다)"
늘 인생의 해답은 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