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수익 신기루 좇지말고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라"

'무리한 확장'이 위기 불러<br>한 우물 기업은 승승장구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라.” 우리나라 건설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무리한 확장’이 꼽힌다. 재무구조가 허약한 중소 건설업체들마저 고수익의 신기루에 휘말려 주택사업이나 대규모 개발사업에 무작정 뛰어든 것이 오늘의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0년대 초반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이 같은 확장전략이 반짝 효과를 발휘하기도 했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건설사가 대규모 개발사업 한 건으로 일약 중견 건설사 반열에 오르는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달콤했던 시간은 짧았다. 지난해부터 주택 거래가 감소하고 시장이 경색되면서 위기는 순식간에 찾아왔다. 특히 주택사업이 대형 건설사 중심의 재건축ㆍ재개발 도심정비사업으로 고착되면서 양극화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올해 최악의 경기 한파가 닥치자 중소 건설업체들은 한꺼번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올 9월까지 부도난 종합 건설업체와 전문 건설업체는 25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7.6%나 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위기 속에서 더 빛을 발한 업체들도 있다. 대부분 한 우물만 파며 견실하게 내공을 쌓은 알짜 기업들이다. 위기 속에서 다른 업체들의 모범이 될 만하다. 해상토공의 강자 흥우산업, 지하구조물 공사 전문 특수건설, 해체공사의 기린아 성도건설, 공공공사 전문 삼보종합건설 등이 이런 예로 꼽힌다. 매출실적과 종업원 규모가 작을지라도 웬만한 중견 건설사들보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1976년 설립된 흥우산업은 부산에 본사를 둔 해상토공 전문업체다. 연매출 1,500억원, 종업원 230명의 건실한 중견 기업으로 광안대교ㆍ서해대교ㆍ인천대교 등 주요 교량 건설에 참여해왔다. 10억원짜리 해상공사를 진행하면서 100억원짜리 장비를 구입할 정도로 주력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 덕분에 해상토공 분야에서는 국내 1위의 독보적인 기업으로 인정 받는다. 특수건설은 지하구조물 공사의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철도 및 도로 지하횡단 구조물, 대구경 교량 기초, 실드 터널 등 기술집약적 분야를 특화해왔다. 공사에 투입하는 장비도 대부분 자체 보유해 순발력이 좋다. 연매출액이 700억원을 웃돌며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1979년 설립된 성도건설은 국내 200개 상위 종합건설사의 협력업체로 등록돼 있는 국내 1위의 철거전문회사다. 소수의 인원으로 해체공사라는 전문 분야에서만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연간 매출규모는 150억원 수준으로 크지는 않지만 매출 순이익률이 15%를 넘는다 1984년 설립된 삼보종합건설은 청주에 본사를 둔 공공공사에 특화된 건설업체다. 연매출 400억원, 종업원 수 90여명 정도의 작은 회사지만 알짜 중의 알짜라는 평가를 받는다. 100% 공공기관의 발주공사만 진행하기 때문에 부실 우려도 거의 없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을 보면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경영을 위해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회사가 커져도 딴 분야에 곁눈질하지 않고 주력사업 분야를 지킨 덕분에 위기 속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대부분의 기업 몰락의 원인은 방만한 사업확장에 있다는 사실을 이제 우리 건설업계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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