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2월 2일] '미네르바' 쏠림 현상을 막으려면…

[기자의 눈/12월 2일] '미네르바' 쏠림 현상을 막으려면… 장선화기자 india@sed.co.kr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장안의 화제다. 사이버 공간을 넘어 실물경제에까지 미치는 그의 영향력은 간단하지 않다. 리먼브러더스의 부실화를 정확하게 예측했고 환율 변동 등을 족집게처럼 맞춰 인터넷에는 그에 대한 칭송이 자자하다. 한때 그의 말처럼 주가가 움직이자 증권가에서는 ‘미네르바가 누구냐’며 글보다 그의 정체로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모 금융기관에서 미네르바의 기고문을 정밀하게 분석해 글의 논리적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내며 반박하기에 이르렀다. 경제 관련 유명 인터넷 논객은 미네르바가 처음이 아니다. ‘시골의사’라는 ID로 자신의 블로그에 투자 관련 글을 올려 외과의사인 본업보다 경제 평론가로 더 유명해진 박경철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외에도 인터넷에는 수많은 논객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미네르바가 글을 올리고 투자자들이 동요한다는 사실보다 오히려 제도권 전문가들이 그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데 있다. 인터넷의 가장 큰 특징은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게재할 수 있는 개방성이다. 폐쇄적 독재국가의 만행이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폭로되고 무명이던 개인이 인터넷에 글을 올려 저명한 경제 평론가로 변신하듯 인터넷은 그동안 소수 상위층에 독점됐던 정보를 일반인도 공유할 수 있게끔 ‘말의 길’을 넓혔다. 특히 인터넷 논객들은 암울한 시장전망을 완전히 드러내지 못하는 제도권 언론의 한계를 넘어 정부와 시장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대중의 답답한 가슴을 일시적으로 뚫어주기도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책임감 없는 말로 민심을 흔들어댄다는 비판도 있다. 민심이 이같이 미네르바에게 쏠리는 이유는 현 정부와 제도권 전문가들이 내리막으로 치닫는 경제 문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을 간과한 채 그동안 어떤 근거 없는 말을 해왔는지를 따지기 위해 미네르바의 글을 분석하는 금융 전문가들은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건 아닐까. 최근 박경철씨가 “저 같은 장삼이사(張三李四)의 한마디에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 자체가 난세(亂世)”라고 했다. 난세를 치세(治世)로 바꾸기 위한 경제정책을 펼쳐 그 효과가 아래로 내려가도록 하는 것이 정부와 제도권 경제 전문가들의 역할이다. 이것이야말로 미네르바 같은 인터넷 논객들의 힘을 약화시키는 정공법이다. 난세가 계속된다면 제2, 3의 미네르바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 관련기사 ◀◀◀ ▶ "미네르바 논리는 허점투성이" ▶ [시론/12월 1일] 미네르바의 교훈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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