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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세돌은 좌하귀를 지키지 않고 선제 공격에 나섰다. 흑87이 공격의 급소였다. 흑89로 92의 자리에 뻗으면 상변의 복사판이 될 것인데 이세돌은 89로 붙였다. 하긴 이것이 지금은 훨씬 더 유력해 보인다. 백90의 저항은 기세상 당연하다. 온건하게 두자면 참고도1의 백1인데 그것이면 흑은 2에서 6까지로 중앙을 건설할 것이 뻔하다. 백은 7로 후수를 감수할 수박에 없다. "서반이라면 이런 정석도 종종 등장하지만 지금은 백이 이 패턴을 선택한다면 그냥 앉아서 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지요."(윤현석) 윤현석9단은 명인전의 담당해설자. 박영철기자와 콤비가 되어 신문 관전평을 하고 있다. 백94까지는 외길 수순. 여기서 이세돌은 3분의 시간을 썼다. "무엇을 생각하나요. 간명하게 두어서 흑이 좋은데요."(유창혁) 유창혁은 타이젬에 참고도2의 흑1 이하 흑7을 올렸다. 사이버오로에 올린 원성진의 가상도도 똑같았다. 그런데 3분 후에 정작 이세돌이 둔 수는 흑95였다. "이해할 수가 없군요. 형세도 좋은데 왜 쉬운 길로 가지 않는 것인지…."(유창혁) "뭔가를 꺼렸다든지 아니면 백에게 뾰족한 후속수단이 없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공연히 바둑을 어렵게 만들었으니 현명한 선택 같지는 않습니다."(윤현석) 강동윤은 기다렸다는 듯이 가장 난해한 코스로 싸움을 몰고갔다. 난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