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크로스오버의 원조 만난다

14일 예술의 전당에서 佛 루시에 트리오 내한공연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은 요즘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50년 전에는 분명 전인미답의 영역이었다. 1950년대 바흐의 대표곡을 처음 재즈로 편곡해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던 프랑스출신 피아니스트 자끄 루시에와 드럼 연주자 앙드레 아르피노와 베이스 연주자 베노이트 뒤느아 드 세공쟉으로 구성된 루시에 트리오가 내한공연을 갖는다. 고희를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준급 연주실력과 편곡능력으로 클래식과 재즈 양쪽 분야에서 인정 받아온 루시에와 그의 친구들은 클래식 음악의 깊은 맛을 재즈의 자유로움에 담아 경쾌한 무대를 선 보인다. 피아노의 선율이 베이스와 드럼에 실린 루시에의 음악은 자유롭되 깊고, 경쾌하되 경박하지 않은 것이 매력이다. 파리 국립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던 루시에가 재즈로 눈길을 돌린 것은 중동과 라틴아메리카 등 세계 여행을 한 후부터. 그가 선택한 것은 재즈 작곡이 아니라 클래식 음악의 선율을 재즈의 표현방법으로 풀어내는 것이었다. 59년 그는 ‘바흐 연주 트리오’(Play Bach Trio)를 결성하고 바흐의 곡들을 편집, 앨범을 시리즈로 발표해 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다. 바흐에 대한 그의 짝사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 후 그는 영화와 TV 등에서도 활동하며 새로운 음악연주를 시도했다. 70년대는 트리오를 해체하고 핑크 플로이드, 엘튼 존 등 록 가수들과 함께 녹음활동에 집중하며 자신의 음악영역을 넓히는 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바흐 탄생 300주년이었던 85년 루시에는 다시 트리오를 결성하고 지금까지 활발한 해외 연주활동을 하며 클래식 음악의 재즈적 해석에 몰두하고 있다. 세상에 나온 40여개의 앨범 중 바흐의 작품을 편곡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비발디, 헨델, 베토벤, 쇼팽 등 다양한 작품들을 편곡 연주해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바흐의 곡은 빠지지 않는다. 바흐의 전주곡 1번 다장조, 피아노 협주곡 1번 라단조 BW 1052와 2003년 편곡했던 베토벤의 7번 교향곡 중 알레그로,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라벨의 볼레로 등을 경쾌하게 연주한다. 클래식을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악보에 연연하지 않는 자유로운 표현이 새롭게 느끼질 것이고, 재즈를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86-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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