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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 시장에 첫선을 보이는 한국판 다우지수 'KTOP 30'에 삼성·LG·SK·현대차 등 주요 그룹 계열사가 19개 포함됐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과 다음카카오(035720)가 이름을 올렸다. 이 지수는 한국의 경제성장과 산업구조의 변화를 담아내기 위해 마련됐으며 다우지수처럼 구성종목이 지수에 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주가평균으로 산출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OP 30 구성 종목에 삼성전자(005930)와 아모레퍼시픽·네이버·현대차·LG화학(051910) 등 국내 대표주 30개가 선정됐다. 이 중 삼성그룹주가 6개를 차지했으며 SK그룹주와 LG그룹주도 각각 3개, 2개씩 편입됐다.
KTOP 30의 구성종목은 경제 및 시장 대표성, 투자 접근성, 지속성장성 등을 평가해 지수위원회가 선정한다. 거래소가 산출하는 지수 중 계량적 기준이 아니고 심의를 통해 종목을 선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영석 주가지수운영위원장은 "기존의 계량적 기준은 산업구조의 변화를 적시에 반영하기 어렵지만 심의를 통한 방식은 경제구조의 변화에 보다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로는 코스피 지수가 활용돼왔지만 코스피는 전체 상장 종목(760개)으로 구성돼 움직임이 무겁고 한국 경제의 성장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코스피는 기준지수(1980년 기준) 대비 현재 19배, 코스피200은 기준지수(1990년 기준) 대비 2.5배 상승했는데 이는 그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다 담아내지 못한 수준이라고 거래소는 분석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1980년 대비 36배, 1990년 대비 7배 이상 성장했다.
거래소가 KTOP 30지수를 소급 산출하기 위해 기준시점을 1996년 1월3일로 정하고 올해 5월 말까지 흐름을 살핀 결과 이 지수는 약 7배(889포인트→6,29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약 2.4배(889포인트→2,115포인트) 오른 코스피와 견주면 약 3배의 상승률이다.
KTOP 30 구성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609조원으로 시장 전체 시총(1,336조원)의 45% 수준이다. 구성종목의 평균 주가는 20만원으로 코스피200 구성종목 평균주가(15만원)의 1.3배로 약간 높은 수준이나 일 평균 거래대금(625억원)은 코스피200지수(180억원)보다 3.5배 크고 평균 유동주식은 1억1,800만주로 유동성이 매우 양호하다는 평가다.
섹터별 비중은 대체로 코스피 200지수와 유사하고 정보기술(IT) 비중이 32.4%로 가장 높다. 정상호 거래소 시장인덱스관리 팀장은 "다우지수의 경우 미국 경제 특성상 산업재의 비중이 가장 높고 금융과 소비재의 비중이 큰 편이지만 KTOP 30의 경우 우리 경제의 주력 산업인 IT 비중이 압도적"이라고 설명했다. 다우지수에서 산업재의 비중은 19.7%로 가장 크고 IT(17.6%), 금융(16.4%) 순이다.
지수 내 개별 종목의 편입 비중은 삼성전자가 12.9%로 가장 높고 네이버(12.1%)와 아모레퍼시픽(8%)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최하위는 삼성중공업으로 0.4%를 차지하고 있다. 코스닥 종목은 셀트리온과 다음카카오 2종목이 선정됐다.
거래소는 다우지수와 마찬가지로 구성종목이 지수에 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시가총액이 아닌 주가평균으로 지수를 산출했다. 박 위원장은 "주가 수준이 유사한 종목을 구성종목으로 채우면서 주가 변동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을 투자자들이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평균으로 지수를 산출함에 따라 KTOP 30 구성종목에서 50만원 이상의 고가주는 제외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고가주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수 산정에 포함됐다. 정 팀장은 "삼성전자는 주가수준이 높아 구성종목 선정 원칙과 배치되지만 제외할 경우 지수의 대표성이 현격히 낮아져 편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단 삼성전자 주가에는 조정계수(0.5)를 적용했다.
시장에서는 KTOP 30이 국내 경제와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로의 성장은 물론, 파생상품 등 관련 시장의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OP 30을 활용한 파생상품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로 파생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현물시장에서 KTOP 30 편입종목이나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 120년간 지속 상승하는 모습으로 미국 경제와 사회의 활력을 대변해왔다"며 "KTOP 30지수도 우리 경제와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대표지수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