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산책] 하인스 워드와 나라장터

승자는 구름 위에 뜬 태양을 보고 패자는 구름 속의 비를 본다고 했던가. 역경에 주눅들지 않고 인생을 멋지게 반전시킨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는 감동 아이템이다. 한국계 혼열아인 하인즈 워드가 9박10일간의 모국인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최근 출국했다. 언론은 앞다퉈 미국 프로풋볼 스타인 그의 한국 방문을 비중 있게 다루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혼혈아라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모진 홀대를 받았던 그가 난관을 극복하고 인생 반전의 주인공으로 거듭난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워드는 시청자가 1억명이 넘는 미국 프로풋볼 챔피언 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가 되면서 미국 사회의 동양계 혼혈아에 대한 차별을 보란 듯이 극복해냈다. 스포츠·IT 분야서 가치 인정 오히려 세계 스타로 거듭나 부러움의 대상이 되면서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게 된 것이다. 워드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자신의 특기에 집중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최대화시켰다. 브랜드 가치가 떠오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더더욱 도전과 집중이 생존과 성공의 관건이 되고 있다. 스포츠 스타와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정부기관도 마찬가지다. 도전하고 집중해 브랜드화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달청의 나라장터가 세계적인 정책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은 주목할 만하다. 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알려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책 브랜드다. 3만여 공공기관과 15만여 기업이 함께 이용하고 있으며 연간 43조원에 달하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전체 입찰의 92%가 전자입찰로 실시되고 연간 1,800여만명이 인터넷을 통해 공공기관 입찰에 참가하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그런 나라장터가 세계적으로도 거듭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조달청은 다음달 5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세계정보기술올림픽(WCIT)에서 전세계 공공기관 중 정보기술(IT)을 가장 잘 활용해 서비스를 혁신한 기관으로 선정돼 ‘글로벌 IT 우수상(Global IT Excellence Award)’를 받게 된다. 세계정보기술올림픽은 IT 분야의 올림픽, 또는 다보스포럼이라고 불리며 IT 관련 여론 주도층 2,0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다. 조달청은 이미 지난 2003년 나라장터를 통한 조달행정의 투명성을 인정받아 국제연합(UN)의 공공서비스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2004년에는 조달청의 나라장터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부터 더 이상 개선이 필요 없는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게다가 지난해 나라장터는 UN이 제정하는 전자입찰 절차의 국제표준으로 반영됐고 영국표준협회로부터 IT 서비스의 국제표준 준수인증인 BS15000을 획득하기도 했다. 최근 세계정보기술올림픽에서의 수상은 조달청의 나라장터가 행정적 혁신 측면 이외에 기술과 서비스 관리체계 등 모든 면에서 명실공히 세계를 리드할 수 있음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조달청은 나라장터가 각종 국제기구로부터 그 진가를 인정받아 세계 브랜드로서의 가치는 검증받았다고 보고 시스템의 확산 전파에 비중을 두고 있다. 나라장터의 해외 확산과 전파는 전자정부의 위상을 지구촌에 알리는 동시에 IT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부 정책도 브랜드화 해야 전자조달시스템은 비능률과 부패구조를 청산해야 하는 개발도상국으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베트남과 파키스탄 정부의 전자조달사업 타당성조사가 마무리된 상황이다. 또한 세계은행ㆍ미주개발은행ㆍ아시아개발은행 등이 개발도상국의 전자조달사업 도입에 필수적인 자금 지원 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나라장터의 해외 진출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책 브랜드를 알린다는 것 외에 국내 IT 업체들의 시장을 개척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한국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린다는 측면에서 한국계 혼혈아인 하인즈 워드와 나라장터의 행보는 상징적이다. 나라장터가 IT 분야의 권위 있는 세계정보기술올림픽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은 것은 세계 브랜드를 향한 청신호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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