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맞아 동남아 등지로 해외 여행을 떠날 경우 현지에서의 신용카드 복제 범죄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동남아 및 유럽 일부 국가에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돈을 찾는 여행객들의 카드를 위조하는 동시에 불법적인 방법으로 비밀번호를 알아내 현금을 빼내는 금융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현금이 인출됐다는 신고가 지난해 여름철에는 1건이었지만 올 여름에는 ▲태국 3~4건 ▲말레이시아 1건 등으로 늘어났다”면서 “특히 태국에서 이런 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흔히 해외에서의 카드복제 범죄는 물건을 사고 결제할 때 마그네틱에 담겨 있는 정보를 빼내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도 범죄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현지 통화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체크카드나 글로벌직불카드ㆍ국제현금카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아 피해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범죄 수법은 ATM에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소형 카메라를 장착해 고객이 누르는 비밀번호를 입수하거나 한적한 곳에 아예 가짜 ATM를 설치해놓고 마그네틱 카드에 담긴 정보를 빼내는 방법 등이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융회사의 카드는 상대적으로 복제가 어려운 집적회로(IC)칩을 내장하고 있지만 해외 현지 ATM은 대부분 마그네틱(MS)식이거나 기술표준이 달라 IC칩을 읽을 수 없다는 점에서 범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씨티은행의 경우 지난 18일부터 소비자 보호를 위해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사용되는 국제현금카드에 대해 1일 이용 한도액(미화 5,000달러) 이외에 1회당 인출 한도 및 횟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한적한 곳에 홀로 놓여있는 ATM은 범죄집단이 설치한 위장 ATM일 가능성이 있다”며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나 금융기관에 설치돼 있는 ATM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