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과학고 가려면 교육특구로 이사가야?

자기주도학습전형 도입 불구<br>올 세종·한성과학고 합격자<br>강남권·노원 출신 43% 달해<br>"양극화 현상 되레 심화" 지적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처음으로 도입된 2011학년도 서울지역 과학고 입시에서 이른바 '교육특구'로 불리우는 강남ㆍ서초ㆍ송파ㆍ양천ㆍ노원구 출신 학생 비율이 전년도에 비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 영향력이 큰 교육특구 출신 학생이 여전히 과학고 입시에서 강세를 보이는 등 교육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하늘교육이 분석한 세종ㆍ한성과학고 2011학년도 입학전형 결과에 따르면 이들 학교의 합격자 305명 중 강남ㆍ서초ㆍ송파ㆍ양천ㆍ노원구 출신 학생은 134명으로 전체의 43.9%를 차지했다. 이들 5개 자치구 출신 학생 비율은 지난 2009학년도 43.5%에서 2010학년도에 38.1%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노원구가 13.4%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와 양천구가 각각 8.5%, 강남구 8.2%, 서초구 5.2%였다. 비교육특구 중에서는 관악구(5.9%)와 강서구(5.2%)가 상위권에 들었다. 반면 용산구ㆍ중구 등 하위 5개 구의 비율은 2010학년도 8.2%에서 지난해 4.6%로 절반 가까이 감소해 교육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지난해 외국어고ㆍ국제고ㆍ과학고에 입학사정관제 전형인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처음 도입했다. 내신성적과 면접을 통해 자기주도학습 능력과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사교육을 많이 받는 교육특구 출신 학생들의 강세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이다. 2011학년도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의 합격자 중에서도 40.4%가 5개 교육특구 출신이 차지했다. 사교육을 잡기 위해 도입한 자기주도학습 전형도 교육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임성호 하늘교육 이사는 "과거 학교 내신성적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던 시절에는 과학고에 진학하기 위해 강남 등 교육특구로 이동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면서 "그러나 지난해처럼 학교 내신을 수학ㆍ과학으로 국한시키고, 비중이 대폭 낮아지면서 사교육의 도움을 많이 받는 교육특구 출신에게 유리하게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국어고ㆍ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에 진학하기 위해 교육특구로 전학하는 현상은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월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강남ㆍ서초ㆍ양천구의 전입 학생 수는 2008년 3,577명 순증에서 2009년 5,672명 순증으로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특목고 합격이 곧 명문대 진학을 의미하는 현실에서 주택자금 등 금융비용부담에도 불구하고 교육특구로의 쏠림현상은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1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세종과학고와 한성과학고는 각각 49명과 46명의 합격자를 배출, 전국 고교 중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한 서울과학고는 37명으로 7위였다. 한 교육전문가는 "사교육비 경감 못지않게 교육 양극화 완화도 정책적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면서 "최소한 서울지역 학생들만 지원하는 특목고만큼은 중학교 내신비중을 강화해 공교육 정상화를 도모하고 교육 양극화도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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