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수준의 공연들이 스크린과 만나게 됐다. 소득과 문화 수준의 향상으로 무용, 오페라, 발레 등 고급 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그간 비싼 티켓 가격과 접근성 등의 문제로 실제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3D 영상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고가의 공연들이 영상으로 제작되기 시작, 관객은 가까운 극장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최고의 공연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대안 콘텐츠(Alternative Contents)는 극장의 새로운 수익 창출 통로가 되기도 한다.
다가오는 11월과 12월에는 명품 정통 발레가 스크린과 만난다. 230년 전통의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공연된 세계 최정상급 마린스키 발레단의 공연‘지젤’과‘호두까기 인형’이 3D 영상으로 제작돼 극장에서 관객을 찾는다. 멀티플렉스 메가박스가 일부 상영관에서 단독 상영한다.
마린스키 극장은 러시아 발레가 처음 시작된 곳으로 유명 발레 및 오페라 공연들이 초연된 장소다. 이 곳의 발레단(마린스키 발레단)은 안나 파블로바, 니진스키 등의 세계적인 발레리나 및 안무가가 있었던 곳으로 지난해 발레리노 김기민씨가 동양인 최초 및 아시아 최초로 정식 발레리노로 입단하게 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3D 영화로 재탄생한‘지젤’(11월 1일 개봉)은 세계 유수의 발레단이 가장 많이 공연하는 레퍼토리 중 하나이자 마린스키 발레단의 대표작 중 하나다. 시골처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담아 낭만적인 움직임을 선사한다. 이번에 3D 영상으로 제작된 공연에서는 지젤 역을 볼쇼이 발레단 출신의 나탈리아 오시포바가 맡았다.‘호두까기 인형’도 12월 3D 영상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아름다운 선율을 바탕으로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올려지는 대표적 발레공연이다. 이번에 3D로 선보이는 공연에서는 주인공 소녀 '클라라'와 호두까기 인형 역을 각각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알리나 소모바와 블라디미르 쉬클리어로프가 맡았다.
두 작품의 3D 영상을 수입해 영화관에 배급하는 인스터피씨엠의 김민성 팀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클래식 및 뮤지컬, 발레 등의 공연들이 단발성이 아닌 지속성을 갖고 영상으로 제작되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 대안 콘텐츠 시장은 공연을 갈구하는 이들의 욕구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채워주면서 고정 관객층을 만들기 위한 토대를 만들고 있는 단계로, 앞으로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