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그 교환은 문제였다

제3보(45~69)

흑55까지는 외길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흑은 좌상귀의 실리를 차지했고 백은 좌변과 상변에 둥지를 틀었다. 여기서부터가 어려웠다. 백56으로 근거를 확장한 것까지는 이것 역시 절대 수순인데 흑의 다음 작전이 난해하다. 장쉬는 자체 보강을 하는 취지로 57부터 서둘렀는데 이 당연해 보이는 수순이 현지 검토실의 비판을 받았다. 흑이 57로 두면 백은 58로 받게 된다. 그러니까 흑은 57을 선수로 두고서 흑59로 공세를 취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문제는 흑57과 백58의 교환이 부분적으로 흑의 손해라는 점이다. 흑은 57이라는 수순을 통하여 중앙쪽 흑 3점에 힘이 붙었고 백은 58로 인하여 집이 불어났으니 피장파장처럼 보인다. 그러나 흑의 입장에서는 그 교환을 서두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 장면에서의 정답은 참고도1의 흑1로 그냥 공격하는 것이었다. 이 정답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이론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참고도1의 흑1이면 백은 2로 어깨를 짚으며 탈출하게 된다. 실전보의 백60 같은 교타(巧打)를 시도할 수 없다는 점이 포인트. 백2 이하 6으로 둘 때 흑은 비로소 7로 두어 8을 응수시키고 대망의 급소인 9에 선착하여 만족하게 된다. 흑61로 참은 것은 최선. 참고도2의 흑1에서 5로 역습하는 게 날카롭지만 백6 이하 12로 되치기를 당하여 흑의 불만이다. 좌변이 하얗게 되므로 흑이 이기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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