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인천경제자유구역] 여전히 규제많아 외국인 투자 '발목'

투자하려면 도장 65개나 받아야…



여전히 규제많아 외국인 투자 '발목' [인천경제자유구역] 투자하려면 도장 65개나 받아야… 인천=박희윤 기자 hypark@sed.co.kr 관련기사 • "한국 미래 이끌 성장특구" • '잭 니클로스 골프클럽' 10월 착공 • 송도신도시 개발 어떻게 되고 있나 • 인천공항 남동지역 대규모 '에어시티' 조성 • 영종도"동북아 항공물류 허브로" • 중앙공원에 450m 높이 시티타워 • 청라지구, 국제 금융 허브로 뜬다 • 송도국제도시 명품 아파트 단지 '눈에띄네' • 여전히 규제많아 외국인 투자 '발목' • 이환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인터뷰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된 지 올해로 4년째를 맞고 있으나 규제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외국기업이 송도국제도시에 투자 하려면 무려 36개에 이르는 법률 검토와 65개의 행정도장을 찍어야만 투자유치가 성사된다고 한다. 반면 경쟁 상대인 싱가포르와 상하이 홍콩은 우리 사정과 정 반대다. 특히 홍콩은 프리패스(Free Pass)다. 상하이와 싱가포르 역시 사업 신청 후 2~3일이면 공장을 지을 수 있다. 송도는 행정허가 절차를 받는 데만 족히 한 두 달이 걸린다는 게 외국 투자자들의 한결 같은 불만이다. 외국 기업들의 사정은 그나마 좀 나은 편이다. 국내 대기업은 아예 송도에 발도 붙일 수도 없다. 대기업을 막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때문이다. 송도 국제도시 6ㆍ8공구에는 현재 151층 쌍둥이 빌딩( 가칭 인천타워)을 짓는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완공되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초고층 빌딩으로 자리잡게 된다. 인천경제구역은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빌딩으로 벌써부터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그러나 현재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때문에 건립에 차질을 빚고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호텔 등 숙박시설과 주택이 함께 들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인천타워 건설 투자회사인 미국 포트먼 그룹은 이 빌딩에 오피스, 호텔, 상업시설, 아파트를 함께 짓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건설기준 규정에 묶여 아파트를 짓지 못할 경우 수익성 문제로 인천타워 계획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 인천타워는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등 첨단 인프라를 갖고 있는 지리적 위치를 고려, 송도에 들어와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비즈니스 활동을 돕기위해 건설하는 업무용 빌딩이다. 이 같은 초고층 빌딩들은 자체내에 정주생활이 가능한 복합기능을 가진 건물로 짓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 기업 및 비즈니스맨들이 외부로 나가지 않아도 모든 생활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효율성과 경제성이 뛰어나다. ◇각종 규제로 기업 투자발목=미국의 모건 스탠리는 송도국제도시유한회사(NSIC)와 3억5,000만달러의 투자계약을 맺었으나 아직 1차로 약속한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지 않고 있다. 65층짜리 동북아트레이드 타워와 패키지로 계약한 아파트 분양이 어려워 졌고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분양가 상한제가 경제자유구역에 짓는 아파트에까지 적용돼 수익성 확보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번거로움은 외국투자유치의 절대적인 걸림돌이다. 2003년 8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출범한 후 지난 7월말 현재 외형상 투자유치 실적은 본 계약이 171억4,600만달러(21건), 양해각서 체결(MOU) 127억5,300만달러(9건) 등 총 30건에 298억9,900만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실질투자는 2건에 불과하다. 송도에 입주해 있는 외국인 투자기업은 신약개발 업체인 셀트리온과 산업용 로봇 생산기업인 스위스 규델사 정도다. 나머지 28건 가운데 본 계약을 체결한 21건도 투자액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구속력이 없는 투자협약(MOUㆍ9건)은 언제 취소될지 미지수다. 국내 굴지의 S기업은 송도(5ㆍ7공구) 구간에 10만평 규모의 투자를 계획 했다가 수도권 규제 조항에 묶여 결국 투자를 포기하고 말았다. 또 다른 C모 그룹도 GMP 생산시설 입주를 희망했다가 수도권의 대기업 규제문제로 충북으로 회사를 옮겨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송도지식정보산업단지에 220억원을 투자해 R&D센터를 설립키로 투자계약을 맺은 일본의 수제차 제조회사인 미쓰오카가 투자를 포기했다. 송도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후 오히려 규제 절차가 더 복잡해졌다는 비판도 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관할 인천시청 뿐 아니라 중앙정부의 규제와 감독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규제와 관련해 무관세, 무조세 지역인 두바이가 역발상 이라면 각종 규제가 그대로 묶여 있는 송도는 역주행 이란 말도 있다. 조용경(포스코건설 부사장) NSIC 한국대표는 “경제자유구역은 국내ㆍ외기업이 함께 자유롭고 개방적인 환경에서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설정한 일종의 ‘경제개방 실험지역’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투자가 부진한 것은 국내 대기업의 진출을 묶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경제자유구역인가 경제규제지역인가=송도국제도시와 경쟁도시로 꼽히고 있는 상하이, 싱가포르, 두바이, 홍콩과 비교할 때 무엇을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무엇을 메리트로 제시할 것인가? 세제혜택 등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 조건이 외국의 도시에 비해 별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게다가 각종 규제로 인한 복잡한 행정장벽도 이들 도시에 비해 턱없이 높다. 오로지 개방의지 만 최고다. 각종 규제로 외국인 투자는 물론, 국내 대기업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지만 경제자유구역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지만큼은 확고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이환균 청장. 그는 얼마전 시의회에서 해외출장을 많이 나간다며 핀잔을 들었다고 한다. 이 청장은 “경제자유구역청장이 외자유치를 위해 해외출장 나가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시의회 의원들의 나를 보는 눈이 그리 곱지 만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출장을 많이 나가는 회수에 비해 그만큼 외자유치 실적이 좋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경제청 공무원들의 볼멘소리다. 세계 투자자자와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세금이 한푼도 없다. 홍콩은 관세가 없는 프리패스 지역이다. 반면 송도는 이들 도시에 비해 내놓을 것이 하나도 없다. 게다가 후발주자라는 약점까지 안고있다. 정주환경을 위한 기반시설도 이제 막 조성하는 단계다. 땅값도 비싸다. 행정절차는 말할 것도 없이 까다롭고 복잡하다. 각종 규제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협의해야 할 부처도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이러한 행정절차를 거치려면 보통 1년 반 이상 걸린다. 겉으로만 경제자유구역이지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곳은 경제자유구역이 아니다. 오히려 경제규제지역 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법규도 일반지역과 다를 게 없다. 경제자유구역법을 상위 개념의 특별법으로 제정해 원스톱 행정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 관련 공무원과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주장이다. 입력시간 : 2007/08/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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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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