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긴축정책 단계적 완화 카드 꺼내나

원자바오 "거시경제 정책 적당한 시기에 조정"<br>中企자금난·수출 둔화 등 성장 불안감 커져<br>전문가들 "연내 통화공급 확대조치 가능" 전망


최근 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긴축정책을 단계적으로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증가세마저 둔화되는 등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인플레이션 통제를 지속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적절한 정책 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원 총리는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톈진(天津) 등 산업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거시경제 정책의 강도와 속도를 맞추려면 적당한 시기에 적절하게 미리 조금씩 조정해야 한다"며 "필요 시 적절한 수준의 정책 수정에 나서는 것은 물론 통화공급의 상식적인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총리가 거시경제정책의 조정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물가상승이 본격화했던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처음이다. 원 총리의 발언은 중국 정부가 이전부터 강조해 온 거시경제 정책집행의 '적시성, 융통성, 예측성'을 다시금 강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상황을 볼 때 지난 해 하반기 이후 강화해 온 통화긴축정책의 방향을 연내에 바꿀 수도 있다는 의지를 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제가 침체에 빠져들자 중국의 수출 증가세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어 연내에 통화 공급을 늘리는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지난 18일 발표된 중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대비 9.1%를 기록해 지난 2009년 3·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감을 불러일으켰다. 중국국제금융투자공사(CICC)는 "정부가 통화정책을 바꾸기 위한 시장 관찰에 들어가 연내에 미세조정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개시장 조작이나 은행지급준비금율 하향조정 등 정책결정의 구체적 시간과 강도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긴축정책 선회 움직임은 이미 채권 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21일 현재 중국 중앙은행(인민은행)이 발행하는 200억 위안(3조6,000억원)의 3년물 통화안정채권의 낙찰금리는 3.96%로 전 주보다 1bp(0.01%포인트)하락했다. 3년물 통안채의 낙찰금리가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5개월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완화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긴축정책이 완화되면 3년물 채권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최대 증권사인 궈타이주난(國泰君安)증권은 "올해 안에 중소형은행 지준율을 내리고 내년 2·4분기에는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을 내 놓은 데 이어 동 타오 크레디트스위스 연구원도 "중국 정부가 조만간 지급준비율을 소폭 낮춰 긴축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위원 겸 칭화대학교 중국ㆍ세계경제연구중심 주임 리다오쿠이(李稻葵) 교수는 최근 한 포럼에서"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하고 통화긴축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직 통화정책의 변화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며 "이미 시작한 구조조정을 포기하고 과거로 회귀하는 정책 변화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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