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계 프랑스 이민자인 그의 아버지는 지독한 바람둥이였다. 인내심이 바닥난 어머니는 그가 네 살 때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버렸다. 그는 4살 연상의 형 기욤, 3살 연하의 동생 프랑수아와 함께 외할아버지 집에서 성장한다. 가톨릭으로 개종한 유대계 의사인 외할아버지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인색했다. 가족휴가를 제외한 바깥나들이는 1년에 한 번이 전부였고, 전날 사놓아서 눅눅해진 바게트 빵을 매일 먹어야 했다. 학교 성적이 썩 좋지 못했던 그는 종종 우등생인 형, 동생과 비교 당했다. 가끔씩 아이들을 보기 위해 집을 방문했던 그의 아버지는 드러내놓고 형과 동생을 편애했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그는 더욱 심술궂은 말썽쟁이로 성장했다. 지난해 취임한 뒤 거침 없는 행보로 말이 많았던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로코지의 유년기 모습이다. 부인 세실리아와 이혼한 뒤 4개월 만에 모델 출신의 13세 연하 브루니와 결혼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그의 과감한 결정도 불행한 유년기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사르코지 스스로도 “현재의 내 모습은 어린 시절 겪은 수치심의 총체”라고 인정할 정도다. 프랑스 시사 주간지 ‘렉스프레스’ 등에서 기자 생활을 한 저자는 사르코지를 철저히 해부한다. 유년기부터 최연소 장관에 오르며 촉망 받던 시기와 연신 구설수에 오른 현재까지 수많은 사건과 주변인 진술 위주로 상황을 재구성한다. 포스터 붙이기, 전단지 돌리기 등 밑바닥 일부터 시작해 결국 엘리제궁에 입성한 그에게는 한 가지 성격이 일관적으로 보인다. 바로 사랑에 굶주려 있다는 점이다. 아버지의 빈 자리를 누군가에게서 끊임없이 채우려고 했다. 자크 쉬라크, 에두아르 발라뒤르, 다시 자크 쉬라크로 이어진 그의 엇갈린 정치 행보는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으며 존재 의식을 드러내려는 그의 자의식의 발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정치적 최고 위치까지 오른 그는 다시 사랑을 찾아 떠난다. 이번에는 감성적 사랑이다. 브루니와의 사랑은 구설수에 오르며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꿋꿋하다. 아마 사랑에 대한 빈 자리를 채워야 하기 때문일 테다. 그의 말처럼 “사르코지 인생 최고의 적은 바로 자신”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