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LG "사업구조 재조정 위기 돌파"

포트폴리오 변화·적극적 M&A등 경영전반 수술작업

9일까지 파리에서 열리는'메종 오브제'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 부스에 들러 고급 빌트인 가전을 관람하고 있다.' 메종 오브제'는 홈 인테리어 관련 업체들과 디자이너들이 참가해 최신 트렌드를 제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회다. LG는 홈 네트워킹 등 고품격 가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업 전략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포트폴리오(사업 구조)를 재조정하고 지금까지 소극적 자세에 머물러 있던 인수합병(M&A)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경영 전반에 걸친 수술 작업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모습은 최근 금융 시장 경색 등 위기 상황의 돌파에 부심하고 있는 여타 기업들의 전략 마련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고경영자(CEO)인 이윤우 부회장과 남용 부회장이 경기 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카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남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과의 연쇄 간담회에서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의 3대 방향을 중점적으로 설파, LG전자의 사업모델이 상당 부분 바뀔 것임을 내비쳤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른바 ‘포트폴리오 3원칙’으로 규정된 신 전략에는 B2Bㆍ솔루션ㆍ신사업이 포함된다”며 “일주일에 2~3차례 사업장과 연구소를 방문하면서 3대 메시지를 빼놓지 않고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B2B 전략’에 따라 LG전자는 종전 가정용에 집중돼 있던 품목들을 상업용 건물을 대상으로 한 시스템 에어컨 사업 쪽으로 전환하는 한편 자동차 업계에 공급하는 차량용 단말기(내비게이션ㆍ오디오), 건설회사를 고객으로 하는 빌트인 가전 등을 주력 사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솔루션 전략’에서는 단순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솔루션까지 패키지로 공급해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전략 아래 가전 판매는 물론 가정 내의 가전제품들의 원격 제어까지 가능한 홈네트워킹 사업에 전략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들 양대 전략이 기존 제품이나 기술을 응용, 단기적인 수익성을 높이는 차원이라면 신사업 전략은 차세대 먹거리를 키우는 것. 남 부회장은 구체적인 전략으로 LG가 최근 중점적으로 투자 중인 태양전지와 지열시스템 등 에너지사업 외에 환경ㆍ건강 관련 사업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부회장은 지난 5월 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앞으로 5년 동안 한계 사업의 과감한 정리, 아웃소싱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가 전략 품목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서두르고 있는 반면 삼성은 주력 시장과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 전략을 전환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 부회장은 최근의 경영 환경을 ‘위기’라고 직접적으로 규명하면서 경쟁력을 재무장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부쩍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이에 따라 이른바 ‘시장 경영’을 새로운 경영 모토로 내세우면서 전략 시장의 재편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중국을 제외한 사실상의 첫 해외 방문지로 러시아를 택한 것도 이 같은 전략과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의 한 핵심 관계자는 “북미 시장의 경우 앞으로 1년 정도는 경기침체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오일머니로 무장한 중동과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권 시장은 북미ㆍ유럽의 상대적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조 단위의 천문학적 자금을 들여 세계 최대의 플래시메모리 카드 업체인 샌디스크의 인수에 나서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은 과거 1~2차례의 M&A 과정을 실패한 후 M&A를 사실상 금기시 하다시피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취임 이후 삼성전기가 대만의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인수에 들어간 데 이어 삼성전자도 대규모 M&A에 직접 나섬에 따라 경영 전략 전반에 수술 작업이 가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샌디스크 외에도 사업부별로 복수의 기업에 대한 M&A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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