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엔캐리 자금 급속 회수땐 큰 혼란 초래"

權부총리, 한일재무장관회의 앞두고 엔저방치 비판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엔캐리 트레이드에 대해 다시 한번 경고음을 울렸다. ‘엔저 저격수’라는 별명답게 권 부총리는 양국 재무장관 회의에 앞서 일본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등 엔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국제 공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권 부총리는 최근 직원 게시판에 올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를 다녀와서’라는 글에서 “엔캐리 트레이드와 같은 이차거래가 과도할 경우 자금이 유입된 나라의 거시경제를 흔들 수 있다”며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엔캐리 자금이 급격히 회수된다면 지난 97년 외환위기와 같은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80년대 핀란드ㆍ노르웨이ㆍ스웨덴 등 노르딕 3국의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급등 현상은 일본 은행들의 막대한 대출자금이 현지에 유입됐던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지적하며 “아울러 97년 11월 일본 은행들이 우리나라에 대출했던 대규모 자금을 한꺼번에 회수하면서 비 일본계 은행들의 자금회수에까지 영향을 끼쳐 결국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발생을 촉발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권 부총리는 “엔캐리 트레이드에 대해 각국이 협력,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국제경제 및 금융시장 안정에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각국 재무장관들도 우리나라의 문제제기에 적극 동조한 만큼 엔캐리 트레이드 문제는 앞으로도 중요한 이슈로 계속 다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권 부총리와 오미고지 일본 재무장관은 오는 22일 한국에서 회의를 갖고 엔저 문제를 비롯해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권 부총리의 이번 발언은 양국 회의에 앞서 일본으로 하여금 엔저 방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권 부총리는 이에 앞서 2~3일 호주에서 열린 APEC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엔저를 방치하는 일본을 향해 고강도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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