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5,200억원이 넘는 기존 R&D(연구개발)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소재 원천기술개발과 유망 중소ㆍ중견기업 육성에 집중 투자하는 내년도 R&D 예산안을 내놨다. 또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지난해 18개 프로그램, 74개 단위사업, 107개 세부사업으로 진행되던 R&D를 내년에는 12개 프로그램, 47개 단위사업, 94개 세부사업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는 기존 사업 중 예산집행이 부진하거나 사업평가 결과 성과가 미흡한 사업 등에 대한 예산은 삭감하고, 미래 먹거리 산업과 유망 중소ㆍ중견기업 지원에는 예산을 집중 배치해 올해보다 7.3% 늘어난 4조5,24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요 분야별로는 에너지ㆍ자원이 지난해보다 3.2% 늘어난 1조228억원이 편성돼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부품소재는 올해보다 16.2%가 늘어난 4,175억원으로 증가 폭이 가장 컸고, 지역 R&D는 6,711억원으로 12.8% 증액됐다. 정보통신도 7,751억원으로 8.2%, 정부출연 연구소 지원도 6,337억원으로 9.0% 늘었다. 반면 주력ㆍ신산업은 9,408억원으로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핵심사업별로는 핵심소재원천기술개발에 1,610억원이 신규로 배정됐다. 오는 201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입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용 기판 등 세계 최고수준 10대 핵심소재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또 소프트웨어 사업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한 WBS(World Best Software) 사업에도 900억원이 투자된다. 정부는 3년간 정부예산 8,000억원 등 총 1조원을 투입해 시장성ㆍ상용화 가능성이 큰 과제를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황창규 단장이 이끄는 전략기획단이 오는 10월말쯤 발표할 '10대 미래산업 선도기술 개발사업' 가운데 조기 상용화가 가능한 5대 선도기술 개발사업에 955억원이 지원된다. 융합ㆍ신산업, 정보통신, 주력, 부품ㆍ소재, 에너지 등 5대 분야에서 3년 내 가시적인 성과도출이 가능한 과제가 지원 대상이다. 또 기술혁신역량을 보유한 유망 중소ㆍ중견 기업 지원에 930억원을 투자해 중소중견기업 부설연구소 지원과 박사급 인력파견사업 등을 한다. 이 밖에 신 성장동력장비 개발에 240억원, 시스템반도체 상용화 개발사업에 150억원,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에 110억원 등이 배정됐다. 이창한 지경부 산업기술정책관은 "전략기획단과의 협의를 거쳐 기존 R&D사업 가운데 유사 또는 중복 사업은 과감히 통폐합하고, 평가결과가 안 좋은 과제도 폐지해 기존 R&D 예산을 5,200억원 가량 줄였다"며 "줄인 예산을 미래 먹거리를 찾는데 집중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 장관 취임 이후 잇따라 발표한 정책사업 예산 소요액이 수년간 총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내년 신규 사업 예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잡았다"며 "내년에는 R&D 예산 증가율이 10%를 밑돌지만, 내후년부터는 R&D 예산증가율이 두 자리수대를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